팻 겔싱어 인텔 CEO가 지난 4일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아일랜드 공장 지분의 49%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약 15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인텔은 아일랜드 레익슬립의 칩 제조공장 ‘팹 34′를 관리할 회사의 지분 49%를 110억달러(약 15조원)에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로 인텔과 아폴로의 합작 투자사가 이 시설을 소유하게 된다. 팹34 공장은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장비를 이용하는 인텔4 제조 공정을 위한 대량 생산 설비다. 인텔은 지금까지 이 시설에 184억달러(약 25조3000억원)를 투자했다.

인텔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발표는 혁신 전략에서 인텔의 지속적인 진전을 강조한다”며 “팹34의 구축을 계속하면서 이 투자의 일부를 다른 사업 부문에 재배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재무 유연성을 창출하고 글로벌 제조 시설에 대한 투자를 포함해 전략을 가속하는 동시에 튼튼한 재무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를 반도체 산업 정상에 다시 올려놓기 위해 전 세계 반도체 공장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겔싱어의 이런 야심 찬 계획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를 불렀고, 최근 실적이 부진한 데다 엔비디아와 같은 경쟁사에 시장마저 잃고 있어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인텔의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1% 가까이 하락한 30.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종목 중에서도 성과가 가장 좋지 않아 약 4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