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사양 카메라 모듈의 주요 검사 항목에서 불량률을 최대 90% 감소시켰다고 30일 밝혔다.

AI 도입으로 고난도 공정이 필요한 부품의 램프업(생산능력 확대)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LG이노텍은 수익성 중심 경영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전략이다.

LG이노텍은 제조업에서 최대 난제로 꼽히는 고부가 신제품 양산 초기의 낮은 수율을 해결하기 위해 2021년부터 공정 불량을 사전 예측하는 AI 개발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해 업계 최초로 ‘AI 공정 레시피’를 주력 제품인 고사양 카메라 모듈 공정에 적용했다.

최초 설정된 공정 전체 프로세스를 AI가 전수 점검해 불량 발생이 예상되는 공정을 사전에 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AI가 기계의 작동 강도,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 실내 온도 등 공정 과정의 수많은 변수를 반영한 시뮬레이션을 돌려 불량률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공정 레시피를 도출하는 원리다.

기존에는 카메라 모듈 양산 초기 성능 검사에서 불량이 감지되면 새로운 공정 레시피를 찾는 데 72시간 이상이 소요됐지만, ‘AI 공정 레시피’가 적용되면서 이 과정이 6시간 이내로 단축됐다고 LG이노텍은 설명했다. 엔지니어의 경험에 의존해 레시피 수정과 샘플 생산을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인 덕분이다. 특히 ‘AI 공정 레시피’ 적용 결과 기존에 불량 검출률이 높았던 주요 검사항목에서 불량률이 최대 9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최적의 레시피 도출을 위해 카메라 모듈 공정 관련 데이터 수천만건을 AI에 학습시켰다”며 “이 같은 데이터 자산은 앞으로 회사의 품질 역량을 견인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공정 레시피’ 도입으로 카메라 모듈의 불량률이 낮아지면서 원가경쟁력 제고 효과를 거뒀다고 LG이노텍은 전했다. LG이노텍은 올해 안에 ‘AI 공정 레시피’를 반도체 기판에도 확대 적용하는 등 AI를 활용해 수율을 높일 수 있는 제품 종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는 “고도화된 AI를 활용한 디지털 제조공정 혁신을 이어가며, 압도적 기술·품질·생산 경쟁력으로 고객을 글로벌 1등으로 만드는 ‘글로벌 기술 혁신 기업’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