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9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을 선언했다./전삼노 유튜브 캡처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1969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이다.

전삼노는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사측의 태도에 파업을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아무런 안건 없이 본교섭에 임하고 있다”며 “파업에 대한 책임은 사측에 있다”고 했다.

전삼노는 당장 다음 달 7일 조합원 2만8400명에게 하루 연차를 소진하라는 첫번째 파업 지침을 전달했다. 또 이날부터 서초사옥 앞에서 버스 숙박 농성을 진행한다. 전삼노 조합원 비율은 삼성전자 전체 정규직 근로자 12만4804명 중 22.8%다.

전삼노 측은 “아직은 소극적인 파업으로 볼 수 있지만, 단계를 밟아나가겠다”면서 “총파업까지 갈 수 있고, 파업이 실패할 수도 있지만 1호 파업 행동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진행했으나, 임금협상과 성과급제도, 휴가 제도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전삼노는 지난 2월 노사 임금협상 결렬 이후 중앙노동위원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전삼노는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 6.5%를 주장하면서 지난달부터 처음으로 집회 등 단체행동에 나섰다. 사측은 지난달 노조와 별개로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에서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5.1%로 정했으나, 전삼노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 노조는 2022년과 2023년에도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쟁의 조정을 신청해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실제 파업에 나서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