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라인야후 사태를 두고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와의 외교전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사태와 관련해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정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라인야후의 경영권은 이미 2019년부터 사실상 소프트뱅크의 컨트롤 하에 있었다”고 밝혔다.

강 차관은 “네이버는 자사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라인야후에 접목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분매각을 포함한 여러 대안을 중장기적 비즈니스 관점에서 검토해 왔던 상황”이라며 “네이버의 경영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행정지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표현이 없다고 확인했지만, 우리 기업에게 지분매각 압박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또 강 차관은 정부가 라인야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정부는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일본 총무성을 만나 행정지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바 있다”며 “이후에도 외교채널을 통해 일본 정부의 정확한 입장을 확인해 왔고, 대응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네이버 측과 면담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과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일 경우 적절한 정보보안 강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강 차관은 “정부는 네이버를 포함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 해외 투자와 관련해 어떠한 불합리한 처분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며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와 우리 기업의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은 오전 각의(국무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한 일본 정부 대응에 한국 측 반발이 강해지고 있다는 질문에 “자본 지배를 상당 정도 받는 관계와 그룹 전체 보안 거버넌스의 본질적 재검토 가속화를 요구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본 지배 관계 재검토가 경영권 관점과 어떻게 무관한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아사히신문은 집권 자민당 일부 의원이 라인야후에 대해 “명실공히 일본 인프라가 아니면 안 된다”며 엄격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이버도 이날 공지를 통해 “라인야후의 주요 주주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중요한 결정들을 해나갈 것”이라며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강 차관의 일문일답.

―네이버가 매각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입장문을 냈는데 과기부는 어떤 입장을 취할 계획인가.

“네이버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존중한다. 네이버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는 그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

―원론적인 의미인 것 같아서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책을 하실 수 있는지.

“결정은 네이버 스스로가 여러 가지 판단에 따라서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네이버가 밝혔듯이 중장기적 비즈니스 관점에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해 주시기 바라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 일본 정부 측에서 사실상 민간 기업 지분 조정을 압박했다 이런 비판도 있다. 이게 선례가 될 수 있는데 앞으로 이런 방어에 대해서 어떤 고민을 좀 하고 있는지.

“일본 정부의 입장을 많은 부분 확인했다. 우려가 되는 부분은 일본 정부에 확인된 입장과 조금은 다르게 일본 (현지에서) 해당 기업 2군데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앞으로 다른 사태에 있어서도 입장은 확고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일본 정부에 대한 유감 표명이라고 보아야 하나.

“전체적인 지분에 대한 재검토 문제가 행정지도 내용에 들어가 있는 것은 확인이 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고 그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까지 그러한 소지가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부분이다.”

―과기정통부가 4월 29일에 공식 입장을 내는 게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는 내부의 입장을 들은 다음에 네이버 입장에서 그러한 일들의 진행 과정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 이후의 일련의 IR 과정 등에서 기초적인 내용들과 언론의 관심이 더욱 더 고조되는 상황에서 그러한 부분들을 밝히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네이버가 결정했던 여러 가지의 입장과 어려움 그리고 전략적 고민에 대해 정부는 끝까지 지켜주는 부분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

―네이버가 중장기적 비즈니스 관점에서 지분 매각을 검토했던 시점이 언제라고 밝혔는지.

“기업의 여러 가지 판단과 기업의 여러 가지 의사결정 과정은 정부가 밝히는 것이 맞는지 신중하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부 등 다른 부처와의 공조는 어떻게 할 것인가.

“관계부처와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정부의 대응 방향과 내용에 있어서도 네이버 측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법으로 검토해 왔다. 앞으로도 외교부, 산업부 등과 함께 그러한 입장과 내용에 대해 철저히 공유하고 필요 시 공동 대응하겠다.”

―네이버랑 라인이랑 웹툰, IP 사업, 동남아 사업까지 엮여 있는 사업이 많다.

“세부 내용에 대한 기업의 경영 전략적 부분에 제가 답변드리기에는 맞지 않다. 분명히 네이버 차원에서 여러 가지 검토가 있을 것 같다.”

―정부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어떤 방법을 지금 검토하고 있는지.

“우리 기업과 우리 투자에 있어서 부당한 조치들이 있을 경우에는 정부는 관련 부처와 함께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네이버가 밝힌 입장이 진짜로 네이버의 솔직한 목소리라고 생각이 되는지.

“네이버의 고민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 그것을 밝히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고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도 이해해 줬으면 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금 뒷짐을 지고 있다는 여론의 비판에 대해 회피 명분을 만드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해당 기업의 의사를 확인하고 입장을 확인해서 지원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 기업이 완전히 부당한 차별 내지는 압박을 받았다고 판단을 했다면 정부의 현재 대응은 달랐을 것이다.

―네이버의 결정이 과연 자율적인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을 가진 분이 많다.

“현재 네이버는 일단은 경영권의 문제, 이사회 구성에 대한 문제 그리고 지분의 투자에 대한 문제, 사업의 확장성에 대한 문제 그리고 앞으로의 비즈니스 확장과 새로운 모델의 개발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외교부와 과기정통부가 AI 디지털 분야 외교 정책협의회를 구성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기구에서도 라인야후 사태나 또 제2의 라인야후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논의를 할 예정인지.

“라인야후 사태와 같은 내용들도 필요하면 당연히 협의체에서도 논의를 할 부분이 될 것이다.”

―일본과 채널을 가동했을 때 일본 정부의 정확한 입장은 무엇이었는지.

“일본 정부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에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 행정지도에 대해 충족하는 것이 일본 측의 입장이다.”

―총무성 행정지도가 있은 뒤 네이버로부터 지분 협상과 관련해 도와달라고 정부 측에 요청한 게 있었는지 궁금하다.

“네이버가 이 문제에 대해서 정부와 접촉을 한 것은 지난해 11월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문제에 대해 침해 신고가 되었을 때다. 네이버에서는 그동안 여러 입장 정리를 위해서 기다려 달라는 요청들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대일관계 복원 정책에 따라서 정부가 약간 미적인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이 건에 있어서는 전체적인 경영에 대한 문제와 경영권의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의 종합적인 환경 가운데 네이버가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입장이었다. 정부는 네이버의 입장에 있어서 네이버의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