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각) 이미지 공유 소셜미디어(SNS) 핀터레스트는 올 1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16% 급등했습니다. 이날 핀터레스트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9달러까지 오른 후 현재 41달러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2008년 설립된 핀터레스트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성장했다가, 인스타그램 등 대체 SNS가 등장하자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는데요. 최근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핀터레스트의 매출은 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6억260만달러) 대비 23% 증가했습니다. 월가 전망치였던 7억달러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1분기 영업손실은 2480만달러였으나 전년 동기(2억860만달러) 대비 적자폭이 줄었습니다. 올 1분기 글로벌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5억1800만명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습니다. 사용자 수와 매출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며, 특히 사용자 수는 7분기 연속 성장했다는 게 핀터레스트의 설명입니다.
핀터레스트는 올 2분기 매출이 8억3500만~8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2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8억2700만달러)보다 높은데,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셈입니다.
핀터레스트는 사용자가 아이디어를 검색하고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스마트폰 태동기에 설립됐습니다. 벽에 사진을 붙이거나 보드 위에 메모장을 여러장 붙이듯 이미지들을 바둑판식으로 정렬해 놓고 클릭해서 보는 방식입니다.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보다는 웹사이트에서 스크랩한 이미지를 모아두는 데 특화돼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 자료가 있는 사이트로 넘어가게 됩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사용자와 매출이 증가하면서 주가가 90달러까지 치솟은 적도 있지만 2021년부터는 성장세가 둔화돼 왔습니다. 짧은 길이의 동영상을 공유하는 틱톡처럼 새로운 SNS가 등장하자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숏폼 플랫폼들이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는 Z세대들에게 단순히 다른 사람의 이미지를 퍼다 나르는 핀터레스트는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핀터레스트는 차근차근 변신을 준비해왔습니다. 우선 페이팔 부사장과 구글 전자상거래담당 사장이었던 빌 레디를 2022년 5월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습니다. 레디 CEO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사용자와 광고주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SNS에서 쇼핑을 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의 수요가 증가하자, 핀터레스트에서 아마존 광고를 클릭하면 아마존 앱으로 연결되도록 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이미지 검색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접목하는 업데이트를 단행했습니다.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핀터레스트는 모양과 크기, 형태를 활용해 50억개 이상의 이미지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테스트해왔습니다.
사진과 이미지 컷아웃을 사용해 콜라주를 만들 수 있는 기능도 도입했습니다. 사용자는 웹과 핀터레스트의 콘텐츠,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한 이미지 등을 결합해 자신의 스타일, 관심사 또는 취향을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자신이 시도하고 싶은 스킨케어나 메이크업처럼 좋아하는 스타일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핀터레스트에 사진을 저장하는 것보다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지만, 오히려 이 점이 Z세대를 공략한 것입니다.
레디 CEO는 “Z세대는 핀터레스트 사용자의 40%, 콜라주 제작자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며 “콜라주 기능은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참여를 활성화하며, 월간 활성 사용자 수를 늘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또 “핀터레스트를 기존 소셜미디어에 대한 긍정적인 대안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며 “AI를 좋은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