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전 유럽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쯤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회장은 “봄이 왔네요”라는 짧은 인삿말 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번 출장에서 이 회장은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찾아 유럽 시장 관계자들과의 미팅, 주재원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에는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글로벌 광학기업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만나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자이스는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EUV 장비는 반도체 첨단 공정에 투입되는 필수 장비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최근 취임한 ASML의 크리스토퍼 푸케 신임 CEO도 함께했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와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논의하고, 자이스 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부품·장비 생산 과정을 살펴봤다.
삼성전자와 자이스는 EUV 기술과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계기로 파운드리(위탁 생산)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이후 이탈리아 바티칸 사도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인 알현했다. 이 회장이 교황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