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LG디스플레이 제공

작년 4분기에 극적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올해 실적 개선의 기대감을 높였던 LG디스플레이(034220)가 1분기 다시 적자의 늪에 빠졌다. 지난 1년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써왔지만, 순차입금은 여전히 13조원 수준에 달하고 있어 좀처럼 재무건전화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본격 양산을 시작한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바탕으로 하반기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매출 5조2530억원, 영업적자 4694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7개 분기 만인 작년 4분기 겨우 적자 터널에서 빠져나왔으나, 다시 영업손실을 낸 것이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적자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비수기 영향으로 매출이 전 분기보다 감소했지만, TV와 모니터용 패널 출하량이 확대되고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이 시작되면서 작년 1분기보다 실적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 22%, IT용 패널(모니터, 노트북PC, 태블릿 등) 40%,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28%, 차량용 패널 10%이다.

LG디스플레이는 TV·IT·모바일·자동차용 등 전 사업 영역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비용 구조 개선과 운영 효율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LG디스플레이는 “가장 효과적인 재무대책은 사업이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TV 패널 가격 상승 기조에 따라 IT 패널 가격 상승도 나타나고 있다”며 “2025년 기업용 시장에 패널 교체주기가 도래하면서 전반적인 수요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업황 개선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OLED 부문에서는 기존 대비 화면 밝기를 약 42% 더 높인 ‘메타 테크놀로지 2.0′ 기술을 적용한 초고화질·초대형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에 대한 OLED 패널 납품이 늘면서 실적 개선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OLED TV 수요를 당초 예상보다 상향 조정하면서 LG디스플레이에 더 많은 물량을 요청했다”며 “연간 패널 공급량도 기대보다 40~50%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OLED 부문에서는 장수명·고휘도·저전력 등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난 탠덤(Tandem) OLED 기술 등 기술 리더십과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IT용 OLED 양산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LG디스플레이는 밝혔다. 모바일용 OLED는 증설된 생산능력을 활용하며 출하를 확대해 하이엔드 시장 내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제고할 계획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탠덤 기술 기반의 P-OLED, ATO, 하이엔드 LTPS LCD 등 제품·기술 경쟁력 우위를 기반으로 고객군 확대, 수주·매출 성장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과 대외환경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OLED 중심의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비용 구조 개선, 운영 효율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사업 경쟁력과 미래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연간 설비투자는 작년(3조6000억)보다 줄어든 2조원대를 집행할 예정이다. 특히 하반기는 OLED 중심 하이엔드 제품의 생산 비중을 높여 전반적인 사업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