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개발한 고성능 라이다의 모습./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이 기상 악화 시 탐지 거리를 기존 대비 3배 늘린 ‘고성능 라이다’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라이다는 적외선 광선을 물체에 쏜 후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대상의 입체감을 감지하고, 거리를 측정하는 센싱 부품이다. 이 제품을 적용하면 사물의 3차원 입체 정보와 차량에서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자율주행 단계가 고도화되면서 차량 1대 당 필요한 라이다 개수도 4배가량 증가하고 있다.

LG이노텍에 따르면 라이다는 카메라와 레이더(RADAR) 등 센싱 부품이 기술적 한계로 감지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정확히 식별할 수 있어 차량용 센싱 부품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 카메라의 경우 어두운 곳에서는 감지가 쉽지 않고, 레이더는 전파를 사용하여 날씨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은 덜 받지만, 라이다 대비 낮은 해상도로 인해 장애물의 형태와 종류를 식별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라이다는 터널 진입과 진출 등 빛의 양이 급격히 변화하는 경우나 가로등 없는 심야 도로 주행 시에도 멀리 있는 작은 물체까지 높은 해상도로 감지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같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라이다는 눈, 안개 등 기상 악화 시 빛의 산란으로 인해 탐지 거리가 줄어드는 특성이 있다. LG이노텍은 이러한 한계를 독자 기술로 해결한 ‘고성능 라이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의 ‘고성능 라이다’는 최대 250m 떨어진 물체까지 감지가 가능하다. 특히 기상 악화 시 탐지 성능이 기존 제품 대비 3배 증가했다.

예를 들어 LG이노텍의 ‘고성능 라이다’는 가시거리가 2m인 극심한 안개 상황에서 45m 거리에 있는 사람의 움직임을 정확히 감지할 수 있다. 반면 기존 제품은 동일한 상황에서 15m 앞의 움직임만 감지가 가능하다.

감지 거리가 늘면 제동 거리를 그만큼 더 확보할 수 있어 빠른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가시거리 2m인 안개 상황에서 기존 제품을 탑재한 자율주행 차량은 50㎞/h 속도까지 주행이 가능한 반면, LG이노텍의 ‘고성능 라이다’를 탑재한 자율주행 차량은 최대 90㎞/h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LG이노텍은 일반적으로 라이다에 사용되던 근적외선 대신 단파장 적외선을 적용했다. 단파장 적외선은 근적외선 대비 파장이 길어 빛의 산란에 따른 영향을 적게 받는다.

이뿐 아니라 LG이노텍의 ‘고성능 라이다’를 적용하면 검은 옷을 입은 보행자나 타이어 등 낮은 반사율을 가진 장애물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특정 각도가 아닌 모든 시야각에서 균일하게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고,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데이터가 기존 대비 최대 10배가량 많아서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서 축적한 1등 DNA를 ‘차량용 센싱 솔루션’으로 확대하겠다”며 “카메라 모듈와 라이다, 레이더를 앞세운 ADAS용 센싱 솔루션 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이노텍은 지난해 라이다에 특화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 AI(Argo AI)’로부터 라이다 관련 미국 특허 77건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회사가 보유한 라이다 관련 특허는 300여 건으로 기판과 광학, 기구 등 전 분야에 걸친 광범위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