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여야가 4·10 총선을 앞두고 2030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게임 관련 공약을 내놓았다. 주로 e스포츠 활성화와 게임 도시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중앙공약집에서 청년 카테고리에 “게이머와 팬들에게 친화적인 게임 및 e스포츠 환경을 만들겠다”며 “게임과 e스포츠는 빠르게 성장하는 미래 유망산업이자 남녀노소가 즐기는 보편적인 여가활동으로 자리잡았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이 내놓은 게임 관련 공약의 핵심은 ‘핵 사용자 처벌’ 및 ‘e스포츠 활성화’다. 게임 핵이란 게임 해킹 프로그램 또는 게임 내 스크립트를 해킹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로, 원래 동작과 다른 동작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쓰인다. 국민의힘은 불법 게임 핵 없는 공정한 게임 환경 구축을 위해 게임 핵 사용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처벌 규정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또 게임 핵을 탐지하는 ‘안티 치팅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해 사용자 친화적인 게임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e스포츠와 관련해선 배틀그라운드, 카트라이더 등 국산 게임 기반의 e스포츠를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또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의 국내 개최를 지원하고, 지역 균형 e스포츠 향유 여건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게임과 e스포츠 제도권 교육 강화를 위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정책공약집에서 “국민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문화권을 확대하겠다”며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e스포츠 대회 운영에 대한 세액공제도 도입하겠다는 목표다.

민주당은 부산을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문화관광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인데, 이를 위해 부산을 e스포츠 성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스포츠진흥재단 설립, 국제경기 유치, 레전드선수 기념관 및 박물관 등 거점시설을 서부산권에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경기도 9대 공약 중 하나로 경기 e스포츠 전용 경기장 리모델링, 프로·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개최 등을 내세웠다.

개별 후보들의 공약은 조금 더 구체적이다.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정 후보는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지역에 e스포츠센터를 신설하고 관련 커리큘럼을 다루는 특성화 교육기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게임 아카데미와 연계된 체험형 문화 공간을 조성하는 것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e스포츠 활성화는 글로벌 인재 양성의 핵심이며 수원의 문화적 가치를 증대시킬 것”이라며 “수원에 문화적 인프라를 구축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4선에 도전하는 이종배 국민의힘 충주시 후보도 e스포츠센터 설립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후보는 21대 국회에서도 e스포츠경기부의 세액공제를 영구화하고,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우 엔씨소프트 임원 출신인 이재성 부산 사하구을 후보가 다대동 e스포츠 테마 시티 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민홍철 경남 김해시갑 후보는 e스포츠 산업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해 지역 대학과 연계한 e스포츠 체육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앞다퉈 게임 관련 공약을 내놓는 것은 2030 세대의 게임 이용자 비율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령대별 게임이용률은 20대 84.4%, 30대 73.8%, 40대 62.3%, 50대 45.7%, 60~64세 29.9%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