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닷컴이 0%대 점유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검색 포털 사이트로서 기능을 잃고 있다. 지난 2020년 이후 현재까지 종료한 세부 서비스만 11개로, 최근 집중한 금융정보 특화 포털로의 변신도 실패했다.
3일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줌닷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0.13%로 전년 동기(0.32%) 대비 0.19%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 포털 사이트 점유율은 네이버 55.89%, 구글 36.91%, 다음 3.39% 순이다.
알집과 알약 등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 이스트에이드(옛 줌인터넷)가 운영하는 포털 줌닷컴은 지난 2011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첫 광고모델로 인기 여배우 박보영을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줌닷컴은 네이버, 다음과 달리 구글과 같은 ‘개방형 포털’을 표방, 후발주자임에도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였다. 특히 알집과 알약 등을 설치하면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기본 페이지가 줌으로 자동 변경되는 방법으로, 2015년 국내 포털 시장 점유율이 3%대까지 올랐다.
당시 정상원 줌인터넷 부사장(현 이스트소프트 대표)은 “네이버와 다음이 검색시장의 95%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고착된 시장에서 줌닷컴은 꾸준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며 “중기 목표로 한국 시장에서 약 3%의 점유율을 보유한 구글을 넘어서는 것을 설정했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줌닷컴은 인터넷 생태계가 PC에서 모바일로 변화하는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면서 점유율이 정체됐다. 줌닷컴이 의존했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2022년 서비스를 완전 종료함에 따라 트래픽이 빠르게 감소, 점유율이 0%대로 추락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20년 종료한 세부 서비스만 자동차줌, 펫줌, 마이줌, 잡앤줌, 푸드줌, 학습백과 등 11개에 달한다.
줌닷컴 방문자 수가 급감하면서 포털 서비스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적인 예로 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국내 포털 사이트들이 기본으로 운영하는 선거 특집 페이지도 줌닷컴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 검색 창에서 총선을 검색하면 간단한 선거 일정, 후보자 정보, 사전투표 정보 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네이버는 지난달 7일, 다음은 지난달 11일 총선 특집 페이지를 개설해 뉴스와 여론조사 등 선거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네이트도 지난달 20일 총선 특집 페이지를 열어 종합 여론조사 결과를 모은 ‘여론조사’, 선거 열기를 사진으로 전하는 ‘포토’, 화제가 된 발언을 모은 ‘말말말’, 선거 정보를 담은 ‘선거 안내’ 등의 콘텐츠를 구성했다.
줌닷컴은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지난 2021년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 출신 이성현 전 대표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이후 금융 전문 포털로의 변신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지난해 코인줌, InvestingView PC, GET STOCK, 줌투자 등 관련 서비스를 잇달아 종료했다.
줌인터넷은 지난달 28일 사명을 이스트에이드로 바꾸고 줌닷컴 서비스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스트에이드 관계자는 “김남현 대표가 새로 취임하면서 비즈니스 방향이 바뀌었다”며 “포털은 검색 광고가 주요 비즈니스 모델인 만큼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광고 효율을 높이고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