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광주광역시 북구 오룡동에 위치한 NHN클라우드의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아파트 3층 높이(7.5m)의 전산실에 들어가자 대화를 주고받기 힘들 정도의 굉음이 들렸다. 전산실 내 총 260개 선반에 촘촘히 꽂혀 있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서버에서 나오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팬이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NHN클라우드의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산실./NHN클라우드 제공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글로벌 상위권 수준의 초고사양 컴퓨팅 자원을 도입했다. 컴퓨팅 연산능력 88.5페타플롭스(PF), 저장 용량 107페타바이트(PB) 규모의 인프라를 갖췄는데, 88.5PF는 업무용 노트북 약 50만대 규모의 연산 처리를 1초 만에 수행 가능한 수준이다. 저장 용량 107PB는 1테라바이트(TB) 하드디스크 10만7000개에 해당한다.

특히 현존 최고 사양의 상용 GPU로 평가받는 엔비디아 H100를 약 1000개 확보했다. 국내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 중 최대 규모다. 회사 측은 AI 기술 연구개발(R&D)에 최적화한 첨단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 엔비디아 H100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는 작년 10월 개소 후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서울대 산학협력단, 파수, 티맥스AI 등 470여개 기업·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NHN클라우드는 지난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광주광역시가 추진하는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 사업'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후 2년이 넘는 건설 과정을 거쳐 작년 4월 데이터센터 건물 사용 승인 후 인프라·장비를 설치하고 문을 열었다.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만들겠다는 NHN클라우드의 고심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전산실 2의 서버랙(Rack) 당 전력 밀도는 15kW로, 일반 데이터센터(4.8kW)의 3배 이상이다. 이는 에어컨 9대와 TV 98대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전력 수준이다. 8.8kW의 전력 밀도를 가진 전산실 1의 용량까지 합하면 국가 AI 데이터센터의 총 IT 용량은 3.2MW다.

국가 AI 데이터센터 옥상에 설치된 공랭식 프리쿨링 냉동기./NHN클라우드 제공

국가 AI 데이터센터에는 고효율 냉방시스템이 도입됐다. WCU(Wall type cooling unit)가 대표적이다. WCU는 양방향에서 찬 공기를 동시에 공급, 서버에서 배출되는 열기를 빠르게 식힌다. 또 장비에서 배출되는 더운 공기와 냉각을 위해 공급되는 차가운 공기의 흐름을 분리하는 컨테인먼트를 적용해 전산실에 드나드는 공기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이날 찾은 데이터센터 옥상에서는 공랭식 프리쿨링 냉동기를 볼 수 있었다. 프리쿨링 냉동이란 냉수를 바깥 공기와 간접적으로 열교환을 한 후 냉각에 사용하는 것인데, 이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냉동기는 바깥 공기 온도가 5℃ 이하일 때는 100% 프리쿨링으로 가동돼 일반 장비 대비 에너지를 약 20% 저감한다. 물의 증발잠열을 이용해 냉방을 돕는 기술도 적용됐다.

재난·재해 상황에서도 데이터센터 운영이 가능하도록 티어(Tier)3 등급의 설비를 갖췄다. 티어3은 4단계로 이뤄진 데이터센터 등급 표준규격 중 3단계로 설비 이중화 등으로 무중단 유지보수가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국가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정전이 될 경우 15분까지는 무정전전원장치(UPS)로 가동되고, 정전 상태가 15분이 넘어가면 비상발전기를 통해 최소 27시간 가동이 가능하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AI 중심으로 구축하기 위해 GPU를 전기, 건축, 공조, 설비 등 모든 분야에 반영했다"면서 "데이터센터 설계 단계부터 AI 인프라를 반영한 것은 NHN클라우드가 유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