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성능 고도화와 맞물려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 탑재량도 늘고 있습니다. 차량용 카메라모듈 시장 규모가 지난해 31억달러(약 4조원) 수준에서 2030년에는 85억달러(약 1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외부의 온도 변화에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하이브리드 렌즈'와 한겨울에도 1분 이내 렌즈의 온도를 높여 정상 작동하는 '렌즈 히터'로 차량용 카메라모듈 시장을 선점하겠습니다."
곽형찬 삼성전기 전장광학팀장(상무)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제품 학습회(SEMinar) 카메라모듈편'에서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사업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 부문이다.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는 지난해 매출액 3조2890억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액 중 약 36%를 차지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되는 모바일용 카메라모듈뿐만 아니라 완성차에 들어가는 차량용 카메라모듈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곽 상무는 "자율주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들 대다수가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서 벌어진다"며 "카메라가 차량의 눈을 담당하는 만큼 어떤 환경에서도 외부 환경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했다.
삼성전기는 하이브리드 렌즈와 렌즈 히터를 차량용 카메라모듈의 핵심 기술로 꼽았다. 곽 상무는 "하이브리드 렌즈는 기존에 사용하던 유리 재질과 달리 플라스틱이 활용돼 잘 깨지지 않고 가공하기도 쉽다"며 "하이브리드 렌즈뿐만 아니라 극한의 저온에서도 빠르게 온도를 높이는 히팅 기술을 적용해 고객사의 요구 사항을 충족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기는 회사의 강점으로 카메라모듈 개발에 필요한 주요 부품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곽 상무는 "삼성전기는 렌즈뿐만 아니라 카메라모듈이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포장하는 패키지까지 카메라모듈 개발에 필요한 대부분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은 수직 계열화로 고객사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삼성전기의 강점"이라고 했다.
삼성전기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을 8메가픽셀(MP) 카메라모듈의 개발을 완료해 곧 상용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상무는 "1MP 카메라가 인식할 수 있는 거리가 50m 수준이었다면, 8MP 부터는 300m 이상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차량에 탑재돼 상용화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기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성능 고도화로 차량당 탑재되는 카메라 렌즈 숫자가 늘며 차량용 카메라모듈 시장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곽 상무는 "지난해 31억달러(약 4조원) 수준이었던 차량용 카메라 시장은 연 평균 13.8%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85억달러(약 11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곽 상무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카메라모듈 기술력을 갖추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로보틱스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