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한 모습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인스타그램 캡처

메타가 스마트 글래스 ‘레이밴(Ray-Ban) 스토리’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가운데, 증강현실(AR) 기능을 지원하는 또 다른 스마트 글래스를 출시할 전망이다. 레이밴 스토리는 사진 촬영과 스마트폰 연동 등 비교적 간단한 기능들만 탑재돼 있다. 올해 출시될 AR 글래스야말로 스마트 글래스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4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멀티모달 베타가 적용된 레이밴 인공지능(AI) 글래스를 착용하고 몬타나에서 주말을 보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지난달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에도 맥도날드에서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한 모습을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쓰레드에도 직접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한 사진은 물론, 스마트 글래스로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메타가 스마트 글래스 레이밴 스토리를 처음 출시한 것은 지난 2021년이다. 선글라스 형태의 기기인데 여기에 카메라, 스피커,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더했다. 전화를 받거나 스피커로 음악을 듣고, 촬영한 이미지와 비디오를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하는 정도의 기능이 전부라 스마트 글래스라고 부르기엔 민망한 수준이었다. 작년 말에는 레이밴 스토리 2세대가 출시됐다. AI 기능을 추가해 AI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장면을 인식하고, 사용자가 음성으로 묻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가상 관광 가이드 기능도 도입됐다. 다양한 위치의 랜드마크를 식별하고 해당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저커버그 CEO는 미국 몬타나주 여행 게시물에 이 같은 기능을 테스트하는 모습도 올렸다. 그는 알록달록한 옷이 잔뜩 들어찬 옷장 앞에서 스마트 글래스에 “이봐 메타, 여길 보고 남자 옷이 몇 벌인지 알려줘”라고 질문했다. 영상에선 스마트 글래스가 대답한 내용은 정확히 들리지 않지만, 대답을 들은 저커버그 CEO는 “주관적인 거지”라고 답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쓰레드에 자신의 책상 사진을 올렸는데 외신들은 책상 위에 놓인 기기들 중 오리온 AR 글래스 프로토타입이 있다고 분석했다./쓰레드 캡처.

메타는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 이외에 AR 기능을 추가한 새로운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하고 있다. IT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메타는 코드명 오리온(Orion)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스마트 글라스를 개발 중이다. VR 헤드셋과 기능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착용감이 좋다는 게 장점이다. 더버지에 따르면 메타는 리얼리티 랩(Reality Labs)에서 약 8년간 오리온을 개발해 왔으며 올해 하반기 오리온을 시연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메타는 오리온 프로토타입을 완성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저커버그가 쓰레드에 오리온에 대한 단서를 남겼다고 전했다. 저커버그가 평소 사용하는 책상 사진을 쓰레드에 공유했는데, 책상 위에 다양한 VR, AR 기기들이 놓여 있고 그 중 하나가 오리온 프로토타입이라는 것이다.

메타가 오리온을 내놓는다면 제품 시연 시기는 메타의 연례 신제품 공개 행사인 커넥트(Connect)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커넥트는 통상 10월쯤에 열린다. 지난해 앤드류 보스워스(Andrew Bosworth)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 인터뷰에서 “새로운 AR 스마트 글라스를 2024년쯤 사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