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전년보다 10%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임직원 중 연봉 1위는 퇴직금을 포함해 172억원을 넘게 받은 김기남 고문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12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평균 급여는 1억2000만원으로 전년(1억3500만원)보다 11.1% 감소했다. 성별을 분리해서 보면 남성은 1억2800만원, 여성 9700만원이다. 4%대의 임금 인상에도 평균 급여가 줄어든 건 작년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성과급이 급감한 영향이다.

삼성전자 임원 연봉도 직원과 비슷한 비율로 하락했다. 다만 미등기 임원의 평균 급여는 2022년 7억300만원에서 작년 7억26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는 실적이 좋았던 2020∼2022년분 장기성과급을 받은 임원들이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임원은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에서 퇴임한 김기남 고문으로, 퇴직금 129억9000만원을 비롯해 급여 16억8000만원, 상여 24억4500만원 등 총 172억6500만원을 받았다.

연봉 2위는 작년 퇴직한 이원진 전 모바일경험(MX)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사장)으로 퇴직금 24억3100만원을 포함해 86억원을 받았다. SAIT 사장을 지낸 진교영 고문은 퇴직금 52억5900만원을 포함해 84억8500만원을 받아 3위였다.

퇴직자를 제외한 연봉 1위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급여 14억6700만원, 상여 53억600만원, 복리후생 1억3000만원 등 총 69억400만원을 받았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상여 48억2400만원을 포함한 61억9300만원을 지난해 연봉으로 받았다.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의 경우 OPI 0%를 적용받아 급여 12억500만원, 상여 11억900만원, 복리후생 8900만원 등 24억300만원을 받았다. 2022년(29억5300만원)과 비교하면 18.6% 줄어든 수치다.

작년 사내이사 5명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은 총 220억9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44억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보수 총액 289억3000만원(1인당 평균 57억8600만원) 대비 23.9% 감소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