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약 787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한다. 이를 통해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배송·물류 등 상업용 로봇 사업의 역량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2일 LG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레드우드시티에 본사를 둔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를 투자, 베어로보틱스의 지분을 취득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관점에서 진행하는 전략적 투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주식매매거래가 완료되면 LG전자는 단일주주 기준 베어로보틱스의 최대 지분을 갖게 된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올 1월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의 상업용 로봇 사업은 주로 배송과 물류 등 서비스 영역에 집중하고 있으며,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전 방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하정우 대표가 2017년 설립한 베어로보틱스는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AI 기반 자율주행 실내 배송 로봇 서비스를 하고 있다. 특히 상업용 로봇 소프트웨어의 플랫폼화, 다수의 로봇을 제어하는 군집제어 기술, 클라우드 기반 관제 솔루션 분야 등에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상업용 로봇의 패러다임이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중심 로봇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향후 상업용 로봇이 다양한 공간에서 서비스를 하려면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장성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AI 기반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의 표준화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LG전자는 이번 전략적 투자가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로봇 사업의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봇을 미래 사업의 한 축으로 둔 LG전자는 경북 구미 LG 퓨처파크에 상업용 로봇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2017년부터 인천국제공항 안내로봇 서비스를 시작으로 배송·방역 등 다양한 상업 공간에 최적화된 맞춤형 로봇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미국, 일본, 동남아 국가 등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서비스 로봇 시장은 AI, 통신 등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저출산, 고령화 등 생산활동 인구 감소가 이어지며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362억달러(약 48조원)에서 오는 2026년 1033억달러(약 13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삼수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번 지분 투자는 본격 성장기에 접어들 서비스 로봇 사업의 '이기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중장기 관점에서는 '임바디드(Embodied) AI(시각·언어·행동모델 기반 신체를 가진 AI)'나 로봇 매니퓰레이션 고도화 등 차별화 기술 영역과 접목해 다양한 기회를 탐색하며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