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위해 오픈AI의 '챗GPT'를 대신해 자사 서비스인 '코파일럿'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MS는 오픈AI의 최대주주지만, 향후 두 회사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만큼 자체 AI 역량을 최대한 키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6일 마이크로소프트 런(Microsoft Learn) 홈페이지 공지에 따르면 코파일럿은 최근 '파일 읽기 및 분석' 기능을 탑재했다. PC에서 개인 문서를 코파일럿에 '파일 추가' 옵션을 통해 업로드하면 AI가 해당 문서를 이해·분석하고 관련된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형태다. 긴 보고서와 복잡한 계약서 등을 요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파일럿은 오픈AI 초거대언어모델(LLM) GPT가 적용된 MS의 생성형 AI 서비스로 기능은 챗GPT와 유사하다. 최근 자사 운영체제(OS) 윈도11과 웹브라우저 엣지 등에 기본 탑재된 코파일럿은 간단한 질문에 답하고 이메일을 쓰고, 윈도 내 기능들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GPT-4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코파일럿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챗GPT의 경우 GPT-3.5를 기반으로 한 버전은 무료이나, GPT-4 기반의 챗GPT 플러스는 월 구독료 20달러를 내야한다.
MS는 코파일럿 대중화를 위해 사용자 접근성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윈도11 업데이트를 통해 작업 표시줄 기본도구에 코파일럿을 집어넣고, 구형 OS인 윈도10까지 확장했다.
MS는 기업용 서비스인 코파일럿도 직원당 월 30달러의 가격으로 서비스 중이다. 지난달에는 월 50달러의 고객관계관리(CRM)와 인공지능컨택센터(AICC) 전용 서비스도 출시했다. 사용자가 MS 클라우드에 저장한 모든 파일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윈드라이브용 코파일럿도 오는 5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 버전은 기업이나 학교 소속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MS는 오픈AI의 최대주주라는 타이틀로 올해 세계 시가총액 기업 1위 자리에 올랐다. MS는 오픈AI 지분 49%를 보유 중이지만, 오픈AI는 비영리법인이 영리법인을 지배하는 구조다. 이에 MS는 오픈AI에 대한 통제권 대신 기술에 대한 우선적 접근 권한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MS 입장에서 AI 시장 개척을 위해 오픈AI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오픈AI의 영리사업이 회사 설립 당시의 계약을 위반했다며 오픈AI와 샘 올트먼 CEO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머스크는 "오픈AI는 폐쇄형 소스(closed-source)로,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기업인 MS의 사실상 자회사로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트먼이 오픈AI에서 불법적으로 번 돈을 포기하도록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를 통해 "이번 소송의 주장은 현재 머스크가 회사(오픈AI)에 관여하지 않는 것에 대한 후회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며 "오픈AI는 MS의 자회사가 아니다. 독립적이며 MS와 직접적으로 경쟁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MS는 별도의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MS는 오픈AI의 경쟁사로 꼽히는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과 제휴하기로 합의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투자를 MS가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함과 동시에 오픈AI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견제하는 것으로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