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부터 건조까지 한대로 끝내는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국내 시장에 새로 등장하자마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22일 초(超)프리미엄 라인으로 국내 첫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세탁건조기를 내놓은 데 이어 이틀 뒤 삼성전자는 보급형 모델로 판매를 시작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는 지난 24일 출시 이후 26일까지 사흘 만에 판매량 1000대를 돌파했다. 세탁건조기는 세탁 후 알아서 건조까지 돼, 젖은 세탁물을 건조기로 옮길 필요가 없다. 또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설치할 때보다 설치 공간을 40%가량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상한 것보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소비자들 사이에선 ‘꿈의 가전’이라 여겨온 세탁건조 일체형 제품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의 출하가는 399만9000원이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25㎏ 용량 드럼 세탁기와 15㎏ 용량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국내 최대 건조 용량의 올인원 세탁건조기 제품으로, 킹사이즈 이불 빨래도 가능하다. 일체형 제품이지만, 대용량 열교환기에서 따뜻한 바람을 순환시키는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를 적용해 건조기를 단독으로 사용할 때와 비슷한 성능을 구현한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셔츠 약 17장 수준인 3㎏ 세탁물은 세탁부터 건조까지 99분 만에 가능하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올해 초 북미 시장에 먼저 선보여 흥행에 성공한 LG전자는 국내에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북미에서 2999달러(약 396만원)로 출고된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출시 첫 주 기존 드럼세탁기보다 70% 이상 팔렸고, 지난 1월 한 달간 기존 제품보다 50% 이상 더 많이 팔렸다고 LG전자는 전했다. 국내용 제품은 여기에 기능을 더해 LG 프리미엄 가전 라인인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라는 이름을 달고 690만원에 출시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는 프리미엄 가전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고 판단해 초프리미엄 라인으로 먼저 내놓은 것”이라며 “오는 4월엔 보다 저렴한 일반형 세탁건조기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역시 히트펌프 방식으로, 세탁과 건조 용량은 각각 25㎏과 13㎏다. 이 제품 하단에는 기능성 의류나 속옷, 아동 옷 등을 분리 세탁할 수 있는 4㎏ 용량 세척기인 미니워시가 탑재됐다. LG전자는 경쟁사 제품과의 차별점으로 모터 기능과 소재, 미니워시 등을 꼽았다. LG전자 측은 “옷감 보호에 유리한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건조 기술을 적용했고, 모터 속도를 조절해 필요한 만큼만 작동하는 인버터 기술로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며 “내부 드럼 회전속도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AI DD모터를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또 스테인리스 소재로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구현했다고 전했다.
‘AI 가전’을 밀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제품에서도 모두 AI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에 고성능 칩과 타이젠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AI 허브를 구현했다고 전했다. 7인치 와이드 터치스크린에서 스마트싱스와 연결된 스마트기기 제어나 멀티미디어 이용도 지원한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AI 가전 시대를 맞아 비스포크 AI 콤보를 필두로 비스포크 제트 AI, 비스포크 제트봇 AI 등 AI 기능이 강화된 제품을 대거 선보여 ‘AI 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시그니처 세탁건조기에 AI DD모터와 함께 딥러닝(심층학습) AI 기술을 적용해 의류 재질에 최적화한 맞춤 세탁과 건조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