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소프트(047560)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공지능(AI)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성과를 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유통 채널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트소프트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화상회의·메신저 애플리케이션 '팀즈(Teams)'에 AI 휴먼 영상 제작 앱인 '페르소(PERSO)'를 탑재했다. 팀즈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2억8000만∼3억명에 달한다.
팀즈에서 페르소를 실행한 뒤 AI 휴먼 캐릭터, 영상 구도, 국가, 음성 등 기본적인 설정을 마치고 텍스트를 입력하면 영상이 바로 생성된다. 파워포인트(PPT) 파일을 올리면 AI 휴먼 아바타가 발표하는 영상을 만들 수 있고, 영상은 링크나 파일로 즉시 공유할 수 있다. 다양한 협업 환경에서 높은 활용성을 제공한다는 게 이스트소프트의 설명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이번 프로젝트로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 AI, 애저 오픈AI, 애저 쿠버네티스를 이스트소프트 AI 서비스와 연동하기 위한 기술적 노하우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변계풍 이스트소프트 AI 사업본부 본부장은 "향후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에 이스트소프트의 AI 휴먼 아바타를 연동해 나갈 것"이라며 "MS의 협조를 끌어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작년 4월 이스트소프트는 MS 비전 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 MS 비전 얼라이언스는 신규 시장 발굴·선점을 위해 산업 내 게임 체인저가 될 세계 각국의 유망 기술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전 세계 시장에 해당 기술과 서비스를 유통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작년 5월에는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가 MS를 방문해 AI 휴먼의 안정적 서비스 환경을 애저 내에 구축하기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MS 애저 서비스를 활용한 이스트소프트의 AI 휴먼 비즈니스 가속화 ▲애저를 기반으로 한 이스트소프트 IT 인프라의 클라우드 전환 ▲이스트소프트 AI 휴먼 아시아·글로벌 진출을 위한 양사 비즈니스 협력 강화 ▲양사 고객사 대상 AI 적용 가능한 신규 비즈니스 발굴·서비스 추진 ▲양사 협력 사업 분야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지원 등을 합의했다.
압축 프로그램 '알집',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 '알약' 등 소프트웨어 업체로 성장한 이스트소프트는 2016년 정 대표가 취임하면서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 2017년 6월 인공지능 분야 기업부설연구소(이스트소프트 A.I Human Lab)를 설립해 일찌감치 AI 휴먼 시장을 공략해 왔다.
실제 인물의 외모, 목소리, 정체성을 재현하는 'AI 클론', 세상에 없던 새로운 외모와 정체성을 구현하는 'AI 페르소나' 등의 기술과, 텍스트 입력 또는 음성 파일 업로드만으로 AI 휴먼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AI 스튜디오 페르소' 서비스를 갖춰왔다. 최근 생성형 AI 모델인 챗GPT를 AI 휴먼과 결합시킨 대화형 AI 서비스 '페르소 라이브(PERSO LIVE)'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스트소프트가 신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주요 자회사들의 부진을 돌파해야 하는 상황도 맞닿아 있다. 작년 1~3분기 이스트소프트는 매출 659억원, 영업손실 67억원을 기록했다.
AI 휴먼, 아이웨어 가상피팅 커머스 등 AI 기반의 신사업은 성장하고 있으나 투자에 따른 부담도 증가하고 있고, 지분 52%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줌인터넷의 부진이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스트시큐리티와 엑스포넨셜자산운용도 2022년 적자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스트소프트가 신규 사업으로 주식투자 정보 플랫폼을 출시했지만 아직 안정화가 필요한 단계"라며 "AI 사업이 입지를 높여가며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으나 연결회사의 매출 추이를 고려하면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