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판교 아지트 로비 전경./카카오 제공

카카오(035720)가 6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이하 영업익)이 개선되면서 실적 부진에서 탈출했다.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으로 광고 매출이 늘고, 계열사 경영 효율화로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익을 달성했다. 올해 카카오톡을 인공지능(AI) 기반 종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진화시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만든다는 목표다.

◇ 작년 4분기 영업익 1892억원… 전년 동기 대비 109%↑

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1711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전분기 대비 1%,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2%,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1892억원이며, 영업이익률은 8.7%로 개선됐다.

당초 증권가는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매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2조2372억원, 영업이익은 1509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도 전년 대비 14% 늘어난 8조1058억원으로 처음으로 연 매출이 8조원을 넘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영업익이 크게 증가한 것은 카카오의 핵심 사업인 광고, 커머스가 성장한 덕분"이라며 "작년 한해 동안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종속회사의 비용 효율화 작업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4분기 평균 MAU(월간활성사용자수)가 4800만명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톡과 관련한 광고, 선물하기, 이커머스 등을 아우르는 사업 분야인 톡비즈 매출이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5815억원을 기록했다.

홍 대표는 "카카오톡이 서비스 개편으로 지인 기반 메신저앱에서 비지인, 관심사까지 포함하는 종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진화 중"이라며 "지난해 12월 기준 오픈채팅 탭은 이용자가 1200만명까지 늘고 카카오톡 전체 체류 시간도 우상향했다"고 밝혔다. 오픈채팅은 카카오톡에서 같은 관심사를 지닌 사람끼리 채팅방을 만들어 대화할 수 있는 채팅 서비스다.

그는 이어 "대형 파트너사와 제휴를 통해 규모감 있는 숫자의 SME(중소상공인) 광고주들이 톡채널을 개설했는데 연말 기준 전체 톡채널 수는 220만개까지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톡채널은 좋아하는 브랜드나 스타, 미디어를 카카오톡 친구로 추가해 다양한 콘텐츠와 혜택 및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결합을 추진한다. 현재 카카오 차세대 초거대언어모델(LLM)인 코GPT(KoGPT) 2.0이 카카오 서비스에 실제 적용되기에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했고, 내부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란 게 홍 대표의 설명이다.

홍 대표는 "전 국민이 생활 속에서 AI를 경험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과 AI의 결합을 실험 중"이라며 "지난해 12월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경량화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채팅방에서 읽지 않은 메시지 요약, 메시지 말투 바꾸기 기능을 출시했고 한 달 만에 150만명이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30 젊은 이용자층에서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은 더욱 긍정적으로, 카카오톡이 모바일 서비스를 대중화한 데 이어 AI 서비스가 전국민 생활 속에 확산하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 카카오엔터 등 주요 계열사 실적 개선 뚜렷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를 품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구조 개선과 마케팅 효율화 등의 노력을 통해 4분기에 뮤직, 스토리, 미디어 등 전 사업 영역이 흑자전환했고 분기 영업이익도 개선됐다.

홍 대표는 "뮤직 부문은 지난 10월에 발매한 아이브의 세 번째 정규 앨범이 19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3연속 밀리언 셀러에 등극했다"며 "올해 상반기부터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과 미국 주요 6개국 도시에서 1만5000석 규모의 글로벌 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글로벌에서 케이팝 기반을 확장해 나가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픽코마 등을 운영하며 웹툰·웹소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홍 대표는 "픽코마가 일본 내 게임을 포함한 전체 앱 중에서 지난해 연간 매출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이뤄냈고, 전 세계 만화 단일 앱 최초로 연간 거래액 1000억엔을 돌파했다"면서 "올해에는 보다 파급력 있는 대작 IP(지식재산권)를 적극 발굴해 일본에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에서는 타파스가 단계적 앱 개편을 진행하는 동시에 4회차 구매 건과 광고 보면 무료 BM(비즈니스모델)을 신규로 도입했다. 타파스는 그동안 플랫폼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왔고, 그 결과 지난 1월 역대 최대 일 거래액을 갱신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앞으로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은 '뉴이니셔티브'(엔터프라이즈·브레인·헬스케어)에서 발생하는 영업손실을 대폭 줄이고,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르게 영업이익이 늘어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상태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뉴이니셔티브의 분기 적자가 414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214억원의 순이익이 개선됐다"며 "대부분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아키에이지 워' 일부 서버를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에서 카카오클라우드(엔터프라이즈)로 성공적으로 전환했고, 올해 카카오 그룹 내에서 글로벌 CSP 일부를 카카오클라우드로 전환할 예정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홍 대표는 "카카오헬스케어가 실시간 혈당 관리 서비스인 파스타를 지난 1일 출시했다"며 "당뇨 환자들과 의학계로부터 전문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은 후 보다 넓은 헬스케어 시장으로 진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혜령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가 뉴이니셔티브 부문 손실 규모가 피크(최고치)였다고 생각한다"며 "클라우드, 헬스케어, AI 매출의 (가시적인) 규모는 투자 계획이 확정되면 오는 4~5월 자세히 공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