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이 기사들의 동맹 파업 예고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우버, 리프트 등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가운데 이들 기업에 소속된 기사들은 저임금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우버, 리프트 표지판./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각) CNN 등에 따르면 이달 14일에 미국에서 수천명에 달하는 우버와 리프트, 도어대시 기사들이 시카고, 마이애미를 포함한 10개 도시에서 공항을 오가는 차량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방식으로 파업에 돌입한다.

미 동부와 중서부 지역에서 10만명 이상의 기사들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저스티스포앱워커스(Justice for App Workers)'는 "매주 80시간 이상을 일하는 데도 겨우 먹고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의 한 회원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파업은 그동안 일어난 파업 중 가장 큰 규모이며, 전국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임시 노동자 단체인 '딜리버리잡UK(Delivery Job UK)'는 딜리버루,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 우버이츠, 스튜어트 등에 고용돼 일하는 배달원 3000여명이 이날 5시간 동안 파업한다고 예고했다. 이 단체는 이달 초에도 런던 등 영국 주요 도시에서 기습 파업에 나섰다.

여러 플랫폼에 속한 기사들은 낮은 임금에 불만을 갖고 있다. 뉴욕시 산하 택시·리무진 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 공유 서비스 기사의 한 달 평균 소득은 5046달러(팁 포함·674만원)로, 일반 택시기사(5844달러·781만원)보다 13.6% 적었다. 때문에 우버 기사들은 작년 초에도 파업을 벌였다.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저스티스포앱워커스'는 성명을 통해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는 기사들의 수입을 계속 줄이고 있지만, 승객 요금은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드쉐어드라이버유나이티드의 니콜 무어 회장은 로이터에 "(우버의) 가격 책정 알고리즘이 도입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드라이버들의 수입이 엄청나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배달기사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 전문 데이터 제공업체인 그리드와이즈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우버 배달기사들의 월평균 총소득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딜리버리잡UK는 건당 평균 2.8~3.15파운드(약 4700~5300원)인 기사들의 수입을 최소 5파운드까지 올려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기사들의 주장을 부인했다. 우버는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내 운전자들은 시간당 약 33달러(약 4만4124원)를 벌고 있다"고 밝혔다. 리프트도 "지난해 하반기 팁과 보너스를 포함해 운전자들은 시간당 30.68달러(약 4만1022원)를 벌었다"면서 "비용을 제외한다면 시간당 23.46(약 3만1368원)달러의 수입을 얻었다"고 전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고 있다. 우버는 지난해 4분기 99억달러(13조2333억원)의 매출과 주당 0.66달러(882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5%, 총이익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11억달러(1조47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09년 창립 후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리프트는 작년 4분기 매출이 12억2000만달러(약 1조6310억원)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고 밝혔다. 순손실은 2630만달러(약 351억원)로, 전년도 4분기 5억8810달러(약 7862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