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팹에서 연구원들이 작업하고 있는 모습./TSMC 제공

반도체 업황 회복세를 등에 업고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주력 분야였던 기업들이 비메모리 분야 신규 진입을 추진하거나, 납품 비중이 높지 않았던 기존 비메모리 관련 제품의 공급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할 때 15% 증가한 6370억달러(약 8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8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계의 성장률을 약 20% 수준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에 힘입어 주성엔지니어링과 원익IPS, 솔브레인 등 반도체 장비 및 소재 기업들의 파운드리 관련 제품 공급 물량 확대가 예상된다. 리노공업과 ISC 등 반도체 부품사들도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CPU) 관련 비메모리 시장 비중이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과 원익IPS는 원자증착(ALD)장비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ALD 장비는 반도체 원판(웨이퍼) 위에 필요한 물질을 정밀하게 입히는 증착장비로 국내 메모리 기업의 D램과 낸드 양산 공정에 주로 적용된다. 주성엔지니어링과 원익IPS는 메모리 외에도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ALD 장비를 개발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TSMC 등 파운드리 기업으로의 신규 공급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신규 장비 개발을 위해 매년 약 7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을 고정적으로 투입했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은 비메모리용 ALD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며 "초도 물량 수주가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원익IPS는 과거 삼성전자 3㎚(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운드리 제품 진입에 성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원익IPS의 주요 공급처로 원익IPS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가 차지한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설비투자에 관련 공급 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고객의 설비 투자는 지속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 테네시 신공장의 경우 현재 클린룸 공사 중인데 1분기 말 시점에서 파운드리 장비 발주가 예상된다"고 했다.

솔브레인은 삼성전자 3나노미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에 사용되는 초산계 식각액을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솔브레인의 주력 매출처는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식각과 세정에 투입되는 에천트로 반도체 사업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한편, 삼성전자 GAA 공정 상용화 맞물려 파운드리 매출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3nm GAA 양산에 따라 초산계 식각액 공급량도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리노공업과 ISC 등 테스트 소켓을 공급하는 부품사들도 비메모리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테스트 소켓은 공정을 마친 반도체의 불량 여부를 판단하는 소모성 부품이다. 리노공업과 ISC는 각각 포고형 소켓과 러버형 소켓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경망처리장치(NPU)와 CPU, GPU 등 인공지능(AI) 시장 개화에 따라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비메모리 제품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 물량 증가가 예상된다.

ISC는 지난 6일 기업 설명회에서 비메모리 분야 비중을 20%포인트(P) 가까이 늘리겠다고 밝혔다. 리노공업과 관련해서도 유우형 KB증권 연구원은 "NPU와 VR(가상현실), 자율주행 등 AI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로 리노공업의 비메모리용 연구개발 물량은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