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ISC 최고재무책임자(CFO)가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기업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전병수 기자

"ISC는 실리콘 러버 소켓 시장의 강자로서 메모리와 비메모리뿐만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등 제품 매출처를 다양화하고, 기술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해 올해 2000억원, 내년에는 3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겠다."

이동훈 IS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기업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ISC는 지난해 SKC(011790)가 5225억원을 들여 인수한 반도체 테스트 소켓 생산 기업으로 2004년 세계 최초로 '실리콘 러버 소켓'을 양산했다. 반도체 테스트 소켓은 최종 패키지 공정을 마친 반도체의 불량 여부를 판단하는 소모성 부품이다. ISC의 이 분야 시장 점유율은 75% 수준으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실리콘 러버 소켓은 포고 소켓보다 전류 손실이 적으며, 전류 통과 속도가 빨라 검사 속도와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테스트 소켓 시장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ISC는 기업설명회에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해 설명하고 2025년까지의 성장 계획을 공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SC의 2022년 연간 매출액은 1789억원, 지난해 1~3분기(1~9월) 매출액은 1153억원이다.

ISC는 지난해 4분기 비메모리 분야 매출 비중이 늘었다고 했다. ISC는 "지난해 4분기 비메모리 분야 매출 비중이 80%, 메모리는 20% 수준이었다"며 "인공지능(AI) 스마트폰과 관련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연구개발(R&D)과 양산이 동시 진행되며 비메모리 비중이 늘었고, 국내 양대 고객사의 감산 기조로 메모리 비율은 하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팹리스 기업 매출 비중이 45%로 가장 높았고, 종합반도체기업(IDM) 비율은 3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ISC는 AI 시장 개화와 맞물려 수요 증가가 전망되는 AP와 GPU, CPU 테스트 소켓 시장을 적극 공략해 실적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했다. ISC는 "AI 스마트폰 AP와 LPDDR5 테스트 소켓 분야에서 최대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라며 "메모리 사이클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메모리 분야의 비중을 9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ISC는 AP 신제품과 신규 고객사 제품군 진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ISC는 "1분기 중 국내 고객사의 차세대 AP 연구개발용 테스트 소켓을 공급했다"며 "엑시노스 2400부터 이후까지 가장 높은 점유율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북미 고객사의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웨어러블 관련 양산 퀄 테스트 진행에 따른 신규 수주도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ISC는 신규 장비의 교체 수요로 따라 2025년 공급 물량이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ISC는 "반도체 테스트 장비 테스트 소켓 시장은 올해와 내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내년 장비 교체 수요로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ISC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전망치(145억원) 비교할 때 435% 높은 776억원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AP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AP 생산에 투입되는 테스트 소켓을 생산하는 ISC의 실적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11억7000만대로 전년 대비 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ISC는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24에 탑재되는 AP '엑시노스2400′ 양산에 투입되는 테스트 소켓 물량의 60%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 등 북미 AP 제조사들의 양산, 연구개발용 테스트 소켓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우형 KB증권 연구원은 "AI GPU와 일반 CPU, GPU 등 반도체용 테스트 시장에서 러버 소켓의 침투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595억원, 811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할 때 71%, 443%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