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TV 출하량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가운데 올해도 TV 시장이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작년 4분기 성수기에도 TV 사업에서 적자를 면하지 못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등 프리미엄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확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출하량은 약 1억9500만대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올해 1분기 TV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올해 연간 TV 출하량 역시 0.3% 증가한 1억960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성수기인데도 500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14조2600억원에 머물러 2022년 4분기 대비 9%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전년 및 전분기 대비 VD사업부의 수익성이 소폭 감소했다”면서 “중저가 TV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가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작년 4분기 매출 4조1579억원, 영업손실 722억원을 냈다. 이정희 LG전자 HE경영관리담당 상무는 “TV 시장의 소비심리 위축이 해결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올해도)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글로벌 프리미엄 TV는 출하량 기준으로 2023~2027년 사이 연평균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DSCC가 규정한 프리미엄 TV는 OLED TV를 비롯해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액정표시장치(LCD) TV,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등을 말한다.
다만 프리미엄 TV 출하량도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침체가 올 1분기에도 이어지는 추세다. DSCC의 자료를 살펴보면 프리미엄 TV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LCD TV인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를 주력 프리미엄 제품으로 내세워 시장 공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4′에 참가해 저화질 콘텐츠도 8K급 화질로 바꿔주는 기능을 적용한 2024년형 네오(Neo) QLED 8K TV를 공개했다.
LG전자는 주력 제품인 OLED TV와 함께 퀀텀닷나노셀발광다이오드(QNED) TV도 함께 힘을 싣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CES 2024에서 무선 기능을 적용한 OLED TV 신제품을 선보였고 QNED TV에도 98형 제품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