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신년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경탁 기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5일 “그동안 단통법은 서비스나 요금제에서 이용자 후생이 향상된 것이 없어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신년간담회에서 “단말기 값이 워낙 비싸지다 보니 단통법을 폐지하기 전이라도 이동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을 위해 시행령 개정을 우선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단통법은 일부 사용자에게만 과도하게 지급된 보조금을 모두가 차별 없이 받게 하고, 이통사 간 소모적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하는 서비스와 요금 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2014년 탄생했다. 하지만 시행 후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보조금 경쟁이 위축되면서 국민이 단말기를 더 저렴하게 살 기회가 제한됐다는 비판이 일면서 최근 10년 만에 폐지 방침이 발표됐다. 다만 단통법은 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 협조가 필요하다.

이에 방통위는 단통법 폐지 이전이라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단말기 가격 인하 효과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단통법 폐지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국회와 협의를 해야하는 만큼 안된다면 우선 시행령을 고쳐야 하는데 구체적인 방법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일명 플랫폼법(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 논란에 대해서도 밝혔다. 플랫폼법은 공정위가 매출과 이용자 수 등을 기준으로 주요 온라인 플랫폼을 사전에 지정해 자사우대·최혜대우·멀티호밍·끼워팔기 등을 규제하겠다는 내용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방통위 등과 협력해 플랫폼법 정부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카카오와 함께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 위원장은 “빅테크 플랫폼의 지배적 지위 남용과 불공정 행위로 중소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와 이용자들이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바로 잡자는 것”이라며 “큰 틀에서 정부 역할과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법이 오히려 스타트업 성장을 저해하고 한미 무역 마찰 등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방통위 5인 체제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방통위는 현재 정원 5인 중 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2인 체제로 장기화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방통위 원래 5인 체제인 상태에서 (방송 재승인 정책 등을) 결정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회에서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다. 언제 5인 체제가 완성될 지 불확실해 답답한 상황이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