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체 파수가 인공지능(AI) 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증권가에서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 슬로건에서 ‘AI’를 넣은 파수 주가는 불과 3개월 새 50%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AI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파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규곤 파수 대표./파수 제공

26일 업계에 따르면 파수 주가는 25일 9440원에 마감됐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26일만 해도 6300원이었는데, 불과 3개월 만에 49.8%가 뛴 것이다. 파수 주가는 작년 11월 들어 8000원대로 올라서더니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파수가 앞서 AI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비전을 제시한 점이 주가에 훈풍을 불어 넣었다.

파수는 이달 초 회사의 비전을 기존 ‘IT를 쉽고 간단하게’에서 올해 ‘AI를 쉽고 간단하게’로 바꿨다. DX(디지털 전환)를 넘어 AX(인공지능 전환) 전문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세운 것이다. 파수는 올 1분기 중 기업용 거대언어모델(LLM)인 ‘파수 엔터프라이즈 LLM’을 공개할 계획이다.

조규곤 파수 대표는 지난 2일 시무식에서 “과거 웹브라우저와 아이폰의 등장이 그러했듯, 챗GPT로 상징되는 생성형 AI의 등장은 우리의 삶을 통째로 바꿀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파수는 전 세계 고객사의 AI 활용을 돕는 AI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수는 1999년 삼성SDS 두번째 사내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2000년에 분사한 보안소프트웨어업체다. 데이터 보안은 물론 문서 가상화 기술을 활용한 문서관리 플랫폼, 개인정보 비식별화, 정보보호 컨설팅, 인공지능 기반 노트 앱, 블록체인 서비스 등으로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왔다. 지난 2013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실적도 양호한 모습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파수는 지난해 매출액 460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전년 대비 4.3%, 15.4% 증가한 수준이다. 파수는 지난 2021년 흑자전환한 이후 재작년 매출 441억원, 영업이익 5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파수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파수는 지난해 글로벌 법률 플랫폼 기업 아이매니지와 미국의 대형 글로벌 에너지·엔지니어링 기업 S사와 ‘파수 엔터프라이즈 디알엠(FED)’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FED는 문서가 생성되는 시점부터 자동 암호화하고 설정된 권한에 따라 열람, 편집, 인쇄 등을 제한하는 데이터 보안 솔루션이다.

업계에서는 제로트러스트(시스템에 접근하는 모든 개체가 해킹될 수 있다고 간주하고 보안성을 지속 검증하는 것)가 확산되고 있는 점도 파수에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 9월 오는 2027년까지 정보보호산업 시장을 30조원 규모로 키우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제로트러스트 전환 로드맵’을 수립했다.

파수는 대표적인 제로트러스트 기반 보안기업으로, 지난해 11월에는 중동 최대 보안행사인 ‘블랙햇 MEA 2023′에 참가해 중동 지역 파트너사인 사이버나이트와 제로트러스트 데이터 보안을 위한 파수의 주요 솔루션을 선보였다. FED를 비롯해 ‘파수 스마트 프린트(FSP)’, ‘파수 스마트 스크린(FSS)’ 등이 소개됐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을 시작으로 미국에서의 추가 계약 규모가 조금씩 커지고, 주기도 빨라지고 있어 고무적”이라면서 “미국과 중동에서의 계약 건들이 실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4년은 실적 가시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