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가 공개하는 게이밍 스마트폰 ROG 폰 8 모습. /에이수스 제공

대만 PC 제조업체 에이수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에서 게임에 특화된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한다. 에이수스는 CES 2024의 핵심 화두로 ‘모든 산업에 침투한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떠오르는 상황에서 눈에 안 보이는 AI 대신 CES 참관객 13만명에게 스마트폰 신제품을 알려 실익을 취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에이수스는 8일(현지 시각) 오후 CES 2024를 하루 앞두고 별도 행사를 통해 게이밍 스마트폰 신제품 ‘ROG 폰 8′을 공개한다. 이번 CES에서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건 에이수스가 유일하다. ROG는 고성능 게이밍 제품에 붙이는 ‘리퍼블릭 오브 게이머즈(Republic of Gamers)’의 약자다. ROG 폰이 게임에 특화된 게이밍 전용 스마트폰이라는 의미다.

에이수스는 게이밍 전용 컴퓨팅 제품으로 잘 알려진 업체다. ROG 노트북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8%의 점유율로 전 세계 2위를 기록했다. 강력한 성능에 세련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이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에이수스 ROG 폰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ROG 폰은 매년 신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전 세계 점유율이 0.1%도 되지 않는다.

CES는 생활가전, 자동차, 우주, 푸드테크,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과 사회 전반에 걸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전시회다. 이런 이유로 스마트폰은 CES에 선보여지는 주요 제품이 아니다. 반면 매년 2월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는 휴대폰이 주요 전시 제품이다. 스마트폰 제조사 대부분은 MWC에서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거나 MWC 일정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는다. CES에서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에이수스의 행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CES가 전 세계 주요 IT 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제조사에게는 좋은 홍보 무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에이수스가 CES 2024에서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도 이 같은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CES 2018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10 프로’를 공개하고, LG전자가 CES 2020에서 화면이 말리는 롤러블폰을 소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에이수스는 CES 2024에서 게이밍 전용폰을 공개해 수익성이 높은 북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IT매체 디지털트렌드는 “모두가 눈에 안 보이는 AI에 집중할 때 에이수스는 수익성이 높은 미국 등 북미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면서 실익을 챙기고 있다”라며 “CES에서 모든 업체와 신제품이 미래 지향적일 필요는 없다”라고 했다.

삼성전자 역시 오는 17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갤S24 언팩 티저 광고를 CES 기간에 맞춰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새 명물로 떠오른 세계 최대 규모 구형 공연장 ‘더 스피어’에서 상영하고 있다. CES에서 옥외 광고를 진행하는 건 전 세계 IT 관계자들에게 신제품을 알리는 동시에 북미 시장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