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인구 대국 인도를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현지 스마트폰 판매의 44% 이상을 Z세대(1995년 이후 출생)가 차지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중국 업체들에게 위협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Z세대를 잘 공략해야 한다는 의미다.
4일 시장조사업체 테크아크(Techarc)는 ‘2023 Z세대 스마트폰 브랜드 보고서’를 통해 Z세대가 2024년 인도 스마트폰 판매의 44%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인도 인구의 과반 이상은 밀레니얼과 Z세대다. 특히 Z세대는 소비자 수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Z세대는 스마트폰 시대에 청소년기 전체를 보낸 첫 세대다.
테크아크의 수석 애널리스트이자 설립자인 파이잘 카우사는 “Z세대는 아무 스마트폰을 갖기보다 특정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소유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들은 스마트폰이 자신의 개성과 삶을 표현하는 집단이나 커뮤니티의 일부로 여겨지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테크아크가 인도 내 Z세대가 브랜드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다양한 요소와 해당 브랜드의 제품(스마트폰)에 가중치를 부여한 점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낸 결과 중국 브랜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샤오비의 하위브랜드 포코가 1위를, 오포가 2위를, 원플러스가 3위를 기록했다. 삼성은 4위, 애플은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인도 시장 내 스마트폰 점유율과는 다른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8.4%로 1위다. 샤오미(17.7%)가 바짝 추격하고 있고 비보(16.7%)가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점유율 1위지만, 그 뒤를 Z세대를 전략적으로 공략하는 중국 업체들이 바짝 뒤쫓고 있어 삼성 역시 Z세대를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테크아크 조사에서 Z세대 응답자의 69%는 자신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사용함으로써 자신이 젊음을 확인하는 커뮤니티의 일원이 된다고 생각했다. 조사는 18~25세 사이 Z세대 1500명의 의견과 Z세대에게 판매되는 스마트폰 15개 브랜드의 다양한 리뷰 분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Z세대는 제품뿐 아니라 브랜드의 여러 속성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했다. 제품에서는 사양, 가격, 디자인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브랜드 결정에는 인지도, 회상 요인, 만족도, 서비스, 제품 가용성, 리뷰와 블로그 피드백을 측정하는 인플루언서 평판 등이 영향을 미쳤다.
테크아크는 젊은층을 공략해 샤오미가 서브(하위)브랜드인 포코를, 비보가 서브브랜드 아이쿠(iQOO)를 선보인 것에 주목했다. 테크아크는 “샤오미와 비보는 젊은층을 겨냥해 의식적으로 서브브랜드를 선보이는 전략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는 다른 브랜드가 시리즈를 내놓는 접근과 다른 시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