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위)와 MS 엑스박스 시리즈 X·S./소니·MS 제공

올해 세계 콘솔 시장에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PS5)’가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Xbox)’보다 3배 더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PS5는 닌텐도 ‘스위치’보다도 1.5배가량 더 많이 팔렸다. 각사가 보유한 독점 게임 타이틀 성과에 따라 희비가 갈린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암페어 애널리시스(Ampere Analysis)에 따르면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의 PS5는 올해에만 총 2250만대가 판매됐다. 작년 대비 65% 증가한 수치다. 반면 닌텐도 스위치는 1640만대, X박스 시리즈 X·S는 760만대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대비 18%, 15% 감소했다.

PS5와 X박스는 지난 2020년 말 비슷한 시기에 출시됐다. PS5는 출시 161주만인 지난 9일 5000만대 판매를 돌파한 반면, X박스의 판매량은 3000만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닌텐도 스위치는 2017년 3월 출시됐는데 누적 판매량이 1억4000만대 수준이다. 올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6년 전에 출시된 구형 기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암페어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콘솔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2% 증가한 609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엔데믹에 접어들며 콘솔 시장이 다소 주춤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시 팬데믹 수혜를 입었던 시기인 2021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다다랐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문제로 PS5의 안정적인 수급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는 이 같은 상황이 해결되면서 PS5가 시장에 원활하게 풀렸고, 전체 콘솔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릭 렘펠 소니IE 글로벌 사업 책임자는 “PS5가 그간 공급 부족 문제를 겪었지만 이 문제는 해결됐다”며 “올해부터 PS5에 대한 수요가 엄청난 상황이어서 PS4 판매량도 앞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S4는 2013년 처음 출시돼 1억1700만대 이상 판매됐다. PS5는 출시 2년 만인 작년 12월 누적 3000만대, 올해 7월 40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추가로 1000만대가 판매됐다.

콘솔 판매 실적은 독점 타이틀 성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더 게임 어워드와 영국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에서 올해 최고의 게임상을 수상한 ‘발더스 게이트 3′는 PS에서는 9월, X박스에서는 12월 출시돼 3개월 동안 독점 효과를 누렸다. 발더스 게이트 3는 23년 만에 부활했는데 전작을 뛰어넘는 작품성으로 유저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줬다는 평가다. 6월 출시된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16′, 10월 출시된 소니IE 산하 인섬니악 게임즈의 ‘마블 스파이더맨 2′ 등도 인기를 끌었다.

반면 올해 X박스의 최대 기대작이었던 ‘스타필드’는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다. 닌텐도 스위치 독점작인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도 인기를 끌었지만 해외에서 강력한 팬덤을 지닌 발더스게이트 시리즈에 미치진 못했다.

소니와 MS의 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소니는 하드웨어 판매에 관심을 기울이는 반면, MS는 구독 서비스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MS는 현재 월 정액형 구독제 ‘게임 패스’를 서비스하고 있는데, X박스 이외에도 PC에서 플레이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다른 장치로 스트리밍할 수 있는 여러가지 요금제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플레이스테이션 생태계에 익숙한 유저들이 많기 때문에 엑스박스가 유저층을 뺏어오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만 MS가 올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기 때문에 향후 콘솔 3사 판도의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