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의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이달 18일 스테이지파이브 지분율을 40%에서 8.3%로 줄이는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9일 마감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모집에서 눈에 띄는 기업이 있습니다. 과거 카카오의 알뜰폰 계열사로 알려진 스테이지파이브입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과기정통부의 5G(5세대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주파수 사업자 모집 입찰에 뛰어들기 직전 최대주주 변경 계획을 알렸습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카카오그룹의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스테이지파이브의 지분율을 40%에서 8.3%로 줄이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두 회사는 지분 매각이 완료되기도 전에 지분 매각 계약 체결 소식을 알렸습니다.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스테이지파이브 주식 35만5000여주 중 임직원을 포함해 구성된 회사의 신규 투자조합이 22만500여주(20.94%)를 확보하고, 새로 참여하게 되는 투자사는 5만6500여주(5.36%)를 취득하게 됩니다. 최대주주가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서 신규 투자조합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죠. 조합은 스테이지파이브의 경영권 및 신사업 강화를 위해 결성됐습니다. 경영진이 주축이 돼 해당 조합의 구성원으로 직접 참여함으로써 책임경영의 소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라고 회사 측은 전했습니다.

스테이지파이브 측은 “책임경영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라며 “아직은 지분 매각 계약만 체결한 것이라, 절차를 밟은 후 카카오의 계열회사 및 대기업 분류에서 제외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검찰 조사와 내홍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스테이지파이브가 제4 이동통신 신사업에 진출하면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해석이 나올 것을 우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카카오도, 스테이지파이브도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지분 매각 결정이 카카오가 제4 이동통신 사업자로 참여한다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기에 이뤄진 것인지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카카오 측은 “단순히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매각했다”고만 설명했습니다. 스테이비파이브 관계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전략적 투자자로서의 위치는 유지하며 두 회사는 시너지를 내게될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2015년 설립된 회사로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아 2017년 카카오 계열사로 합류했습니다. KT와 LG전자를 거친 서상원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습니다. 서 대표는 카카오의 기술사업추진단 상무를 겸임하기도 했습니다. 회사는 5G와 알뜰폰, 사물인터넷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습니다. 카카오의 카카오톡을 통해 스마트폰을 개통하고, 카카오페이로 인증 서비스와 연계하기도 했습니다. 중고폰 단말 및 전용 요금제 판매 사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간편인증 기반 다이렉트샵인 ‘핀다이렉트샵’을 열기도 했습니다.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모집 마감일에 스테이지파이브는 신한투자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규 법인 ‘스테이지엑스’를 설립해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카이스트, 연세의료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향후 3년간 90개의 핫스팟에 6000여개 이상의 무선 기지국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대학교,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에 28㎓ 주파수를 깔겠다는 것이죠. 지금까지 밝힌 계획으로는 기존 통신 3사와 직접 경쟁하기보다 틈새 시장을 공략해 특수한 목적의 핫스팟을 전국에 깔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올해 1월에는 민원기 전 과기정통부 차관을 ESG위원회 의장을 영입하며 통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지파이브가 과기정통부의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모집 마감 직전 최대주주 변경 완료도 아닌 변경 계획을 급히 알린 것은 아무래도 입찰에 참여하고 싶은 스테이지파이브와 해당 사업에 언급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카카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