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시스터즈(194480)는 오는 28일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쿠키런: 킹덤'의 중국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3월 말 중국 당국이 발급한 판호를 받고 현지화 준비에 나선 지 9개월 만이다. '쿠키런: 킹덤'의 현지 퍼블리셔는 중국 게임사 창유, 텐센트 게임즈가 합작해 맡는다. 이달 초 테스트 당시 중국 앱 마켓 플랫폼 '탭탭'에서 안드로이드·iOS 예약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출시 전 분위기는 좋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17년부터 대폭 축소했던 게임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 발급을 지난해 말 전면 재개하면서, 한국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공략을 재개하고 있다. 세계 게임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게임 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려 실적 개선을 꾀하려는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브시스터즈에게도 '쿠키런: 킹덤'의 중국 흥행이 간절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중국의 판호 발급 재개 이후 중국 출시를 승인 받은 국내 게임은 총 12종이다. 이 중 '쿠키런: 킹덤'을 비롯해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넷마블)' '그랑사가(엔픽셀)' '메이플스토리 H5(넥슨)' '클럽 오디션(T3 엔터테인먼트)' 등은 아직 중국에 출시되지 않았다. 넷마블의 시뮬레이션 게임 '샵타이탄'의 경우 지난 4월 중국에서 iOS 버전으로 출시됐지만 안드로이드 버전은 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판호를 획득한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내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상반기 중 흥행작 '제2의나라: 크로스 월드'의 중국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게임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는 지난 2021년 한국·일본·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서 출시된 지 11일 만에 매출 1억달러를 돌파하며 흥행성이 입증된 바 있다.
위메이드 역시 자사 게임의 중국 출시를 추진 중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달 3분기 실적 관련 투자설명회에서 위메이드 대표작 '미르4′와 '미르M'의 중국 서비스와 관련해 "각각 내년 2분기, 4분기 내 판호를 발급받는 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면서 "현재 현지 퍼블리셔와 퍼블리싱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미르' 시리즈 만큼의 웰메이드 게임이 없다는 점에서 중국 내 성공을 확신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것은 중국이 그만큼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 업체 니코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1.7%, PC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4%에 달했다. 증권가에선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3배 이상 큰 28조원으로 본다. 중국 내에서 흥행에 성공한다면 국내 시장과는 다른 규모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중국에서 서비스한 국내 게임 대부분이 '반짝 흥행'에 그친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판호를 발급 받은 12종의 게임들 중 절반이 현재 중국 시장에서 서비스 중이지만, 대부분 매출 순위권에서 이탈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은 지난 6월 중국 발매 직후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 매출 순위 9위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현재는 인기 순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넥슨이 출시한 '블루 아카이브'도 '반짝 흥행'에 그쳤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에서 고전하는 이유로는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검열이 꼽힌다. 실제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은 핵심 비즈니스 모델(BM)이 제외돼 중국에서 출시됐고, 넥슨 '블루 아카이브'는 캐릭터들의 복장이 대거 수정한 이후에야 중국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에픽세븐 역시 게임 내 캐릭터의 붉은 색상 피를 검은색으로 바꿨고, 피가 들어간 설정의 물약 아이템 색상을 붉은 빨강 계열 색상에서 분홍색으로 변경했다.
반면 중국 게임사들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게임을 여럿 내놨다. 앱 마켓 집계 사이트 '앱매직'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구글·애플 앱 스토어에서 매출 상위를 기록한 게임은 '왕자영요' '배틀 그라운드' '역수한' '원신' '리그오브레전드 모바일: 와일드 리프트'로 상위 5개 게임 중 3개가 자국 게임이다. 1위인 왕자영요는 중국 텐센트에서 만들었다.
업계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기존 성공 방정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 상당수가 국내에서 성공했던 MMORPG 등을 중국으로 가져가고 있다"면서 "이미 수준 높은 중국 게임들이 많은 만큼 그동안의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나 현지에 맞는 게임을 출시해야 중국 유저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