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개인적으로 투자했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개발한 AI 칩을 구매하기로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올트먼이 오픈AI 이사회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은 배경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보통신(IT) 잡지 와이어드는 4일(현지시각) 오픈AI가 2019년 레인(Rain) AI라는 이름의 AI 스타트업과 이 스타트업이 개발 중인 AI 칩을 구매하겠다는 의향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2017년 설립된 이 스타트업은 인간 두뇌의 기능을 모방한 NPU(신경망처리장치) 칩을 개발 중이다. 내년 10월에야 첫 칩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픈AI는 레인 AI의 칩이 개발되면 5100만 달러(666억 원)어치 칩을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 의향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오픈AI의 이런 조치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가격도 매우 비싸 AI 칩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선제적으로 AI 칩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스타트업은 올트먼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기업이라는 면에서 논란도 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 인근에 있는 레인 AI는 올트먼이 개인적으로 100만 달러(13억600만 원)를 투자한 바 있다.
와이어드는 오픈AI가 레인 AI와 맺은 AI 칩 구매 의향서는 올트먼의 CEO 역할과 개인적 투자 간 이해가 상충하는 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오픈AI 내부 상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이사회가 올트먼 CEO를 갑작스럽게 축출한 배경에는 이런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오픈AI 이사회는 지난달 17일 올트먼을 CEO에서 해임할 당시 "올트먼이 소통에 솔직하지 않아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사회 결정에 대해 직원 대부분이 회사를 떠나겠다며 반발하면서 올트먼은 해임된 지 5일 만에 CEO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