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뉴스1

카카오가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폭로한 내부비리 의혹에 대해 법무법인에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에 자신의 욕설논란을 해명하며 내부 비리 문제를 폭로한 가운데, 해당 사안에 대한 진실공방이 이어지자 외부 기관에 조사를 맡기겠다는 것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30일 사내 게시판에 ‘최근 상황에 대해 회사가 결정한 내용 알려드립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홍 대표는 “윤리위원회 규정상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윤리위원회가 사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내부비리 의혹) 사안에 대해서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외부 법무법인에 조사 의뢰할 것을 건의해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 아레나, 제주 ESG 센터 등의 건설과정 그리고 브랜든(김 총괄이)이 제기한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 감사에 착수했다”며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했다. 그는 “외부기관들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최종판단은 윤리위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골프장 회원권 관련해서는 이미 매각 절차에 들어갔고, 환수한 자금은 휴양시설 확충 등 임직원(크루들)의 복지를 늘리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외협력비의 문제는 이미 개선안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며칠 동안 일어난 일들로 많이 혼란스러울 것 같다”며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길 당부하고, 그동안 감사나 조사결과를 예단해서 얘기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괄은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개발 프로젝트 관련 비리 의혹 등을 폭로했다. 그는 카카오 AI 캠퍼스 건축팀의 제주도 프로젝트와 관련해 “700억~800억원이나 드는 공사 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 합의도 없이 정했다고 주장하는데 다른 임원들이 아무 말도 없는 데서 분노가 폭발해 ‘이런 ‘개○○’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는 욕설을 하게됐다”며 “다만 이후 3차례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김 총괄은 이 외에도 카카오의 편중된 보상 체계, 과도한 골프, 직원 간 복지 격차, 데이터센터 건립업체 선정과정의 불투명성 등을 폭로하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렸다. 김 총괄은 “‘카카오는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해 강력한 쇄신이 요구됐지만, 파악해 보니 100여 명의 대표이사들은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며 “김 창업자에게 매각 불가 회원권은 좀 기다려야겠지만, 골프회원권 75% 정도를 통째로 매각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회원권 매각대금을 휴양·보육시설에 투입해 골프 회원권 대 휴양·보육시설 비중 20:80을 80:20으로 바꿔 직원용 자산을 대폭 늘리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총괄의 내부 비리 폭로는 진실공방으로 이어졌다. 29일 카카오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자산개발실 오지훈 부사장과 직원 11명은 내부 전산망에 공동 입장문을 올리고 김 총괄의 글에 전면으로 반박했다. 오 부사장 등은 안산 데이터센터 시공사 선정이 공정한 심사로 진행됐고, 이는 당시 윤리위원회 조사를 통해 확인받았다고 했다. 또 서울아레나 시공사 선정 과정 역시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외 제주도 유휴 부지 개발 과정도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등 경영진 결재를 모두 거쳐 진행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김 총괄의 폭로가 모두 틀렸다는 이야기다.

카카오 노조인 카카오 크루유니언 역시 이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입장문에서 김 총괄이 폭로한 골프 회원권과 연봉 불균형 등에 대해 외부 독립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에 조사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