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에 광고 중인 중저가폰./뉴스1

통신 3사가 연말을 앞두고 공시지원금을 상향 조정하는 등 중저가폰 판매량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 통신비 완화 압박에 동참하는 동시에 가입자 수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7일 샤오미 홍미노트12 프로 플러스 5G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기존 6만원에서 1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공시지원금과 추가 지원금(15%) 2만4000원을 받으면 출고가 59만9500원짜리 샤오미폰을 41만5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KT도 이달 초 갤럭시 점프3(출고가 43만8900원)의 공시지원금을 출고가의 3분의 1이 넘는 15만원으로 책정했다. 추가 지원금 2만2500원을 받으면 26만6400원에 장만할 수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갤럭시 A34(출고가 49만9400원), 갤럭시 버디2(출고가 39만9000원) 등 50만원 이하 중저가폰 판매에 적극적이다.

◇ 저렴한 휴대폰 앞세워 가입자 수 늘리기 나서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고객용 휴대폰 회선 수는 5619만명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이 2309만명으로 1위를 지켰고, KT는 1359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LG유플러스는 1101만명을 기록하면서 2위 KT와의 격차를 유지했다. 통신 3사는 경쟁사 가입자를 뺏어오는 동시에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신 3사가 중저가폰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높인 이유는 연말을 앞두고 저렴한 휴대폰을 앞세워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판매 장려금을 늘리는 등 대리점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프로모션 활동을 펼치는 이유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비싼 휴대폰을 팔든, 저렴한 휴대폰을 팔든 수익에 큰 차이가 없다”라며 “오히려 저렴한 중저가폰을 많이 팔아 가입자 수를 늘리는 게 수익에 더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가입자 수 2위 다툼을 하고 있는 KT와 LG유플러스의 중저가폰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만 65세 이상 시니어 요금제 출시를 앞세워 광고 전화를 돌리거나 20대가 좋아하는 구형 아이폰의 공시지원금을 늘리는 식이다. KT가 지난 17일 아이폰13 미니의 공시지원금을 기존 15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올린 게 대표적이다.

중저가폰을 앞세운 가입자 유치 경쟁은 다음 달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통신 3사와 협업해 중저가폰 갤럭시S23 FE를 다음달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갤S23 FE는 이달 초 출시를 위한 전파인증을 받았다. 또 30만원대 저가폰 갤럭시A25 출시도 앞두고 있다.

◇ 구형 중저가폰 최신폰으로 속여 파는 경우 조심해야

통신사의 중저가폰 판매로 소비자들이 매월 납부하는 통신요금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출고가 115만5000만원인 갤럭시S23 대신 점프3(43만8900원)을 구입하면 매달 할부금만 2만9830원(24개월 기준·총 76만61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월 7만~8만원을 내는 통신요금을 4~5만원대로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정보력이 약한 어르신을 상대로 구형 중저가폰을 최신폰으로 속여 파는 경우도 있는 만큼 꼼꼼한 확인은 필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어르신의 휴대폰 서비스 관련 피해 구제 신청은 매년 평균 150건 정도 발생한다. 이 가운데 65%가 통신사 가입 단계에서 발생한 피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