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반등의 토대가 될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이 내달 중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최종 검증을 끝내고 공급계약 체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2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세대 HBM 제품인 HBM3 24기가바이트(GB)가 내달 엔비디아의 검증을 완료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HBM 공급망을 위해 글로벌 D램 3강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으로부터 HBM 제품을 받아 테스트 중이었다.
이번 검증 결과에 따라 엔비디아에 HBM3 샘플을 공급하고 있던 삼성전자는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내년 삼성전자의 실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HBM 구매자 중 하나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짝을 이룰 HBM 제품으로 낙점되면 수혜를 누릴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챗GPT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생성형 AI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AI 칩은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을 공개했다. 내년부터 본격 양산될 H200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신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 훈련에 적용하고 있는 H10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H100보다 2배 빠른 출력을 낸다. 이 제품에도 차세대 HBM 제품이 탑재된다.
엔비디아가 내년에 새로 추가할 H200과 B100 제품에는 각각 6개와 8개의 5세대 HBM(HBM3e)이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B100이 기존 H100보다 더 강력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7월 마이크론, 8월 SK하이닉스, 10월 삼성전자로부터 HBM3e 샘플을 받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HBM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패키징 거점인 천안·온양 패키징 공장을 비롯해 주요 후공정 생산라인에 신규 설비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올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HBM 공급 역량은 올해 대비 2.5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며 “해당 제품(HBM) 위주로 업황 개선이 조기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내년은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 IT 기업들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위해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HBM 시장의 큰 손인 엔비디아, AMD 등 대형 팹리스(반도체설계) 기업들도 HBM 주문을 늘리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상용화로 고성능 서버에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에 탑재되는 HBM 4세대 제품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