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폭언 논란'이 불거진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이 28일 "업무 관행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실수"라고 해명했다. 앞서 김 총괄이 업무보고를 하던 임직원을 상대로 욕설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카카오 AI 캠퍼스 건축 업체를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졌으며 욕설에 대해 사과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총괄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려 "제가 내년 1월 시작될 제주도 프로젝트에 금년 12월 완공되는 카카오 AI 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뜬금없이 그 팀은 제주도에서 싫어할 거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1명의 임원이 주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업체를 어떻게 정했냐니까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며 "결재·합의를 받았냐니까 그건 없고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한다"고 했다.
김 총괄은 "거의 10분 정도 언쟁이 계속됐고 아무 말도 안하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며 "어떻게 700억~800억원이나 되는 공사 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다른 사례 2가지를 모두에게 이야기하며 이런 개XX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했다.
그는 "지금 내가 아는 다른 업체를 쓰라는 것인가, 회사에서 이미 고용하고 있는 팀을 쓰라는 거잖나?"라면서 "내부 팀이 있는데 외부 업체를 추가 비용을 들여서 결재도 없이 쓰자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 후 제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개XX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를 했다"며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했다.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다"고도 했다.
앞서 김 총괄이 지난 22일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회의에서 임직원들에게 10여분간 큰소리로 욕설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 총괄은 이에 대해 해명하며 페이스북에 네 차례에 걸쳐 글을 올렸다. 그는 카카오 감사에서 드러난 내부 사정도 폭로했다.
김 총괄은 "4달 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와 저녁을 하며 정말 어려운 부탁을 들었다"며 "카카오 전체에 대해 인사와 감사 측면에서 한번 제대로 조사를 하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고쳐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C레벨 인사 포함이었다"고 했다.
그는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견제 없는 특정 부서의 독주, 특이한 문화와 만연한 불신과 냉소, 휴양·보육 시설 문제,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IDC(안산데이터센터)·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 문제, 장비 헐값 매각 문제,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 이야기를 듣다보니 끝이 없었다"고 했다.
카카오는 이날 IDC와 K팝 공연장 서울아레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비리를 제보받아 내부 감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카카오가 지난 9월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 준공한 데이터센터와 오는 2027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준공할 예정인 서울아레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몰아주는 수의 계약이 있었다는 의혹이다.
김 총괄은 "저는 이런 내부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기존 기득권(특히 각종 카르텔)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고 음해와 투서, 트집 잡기 등이 이어질 것이고 그동안 착하게 잘 만들어 놓은 브랜드 이미지만 나빠질 것을 예상했다"며 "제 결론은 트집 잡기와 문제가 될 수 있는 보상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월급, 보너스, 주식, 스톡옵션, 법인카드, 차량, 기사, 골프장 회원권 등 아예 0원의 보상으로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총괄은 김범수 창업자의 측근으로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뿐만 아니라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창업자가 설립한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