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LG 제공

LG그룹이 22일부터 24일까지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LG 부회장 3인방’ 중 1명인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다른 주요 계열사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각각 오는 23일과 24일 인사를 앞둔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미래 사업 확대, 조직 개편을 위한 세대교체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권 부회장의 퇴임과 함께 계열사 곳곳에 포진한 일명 ‘권영수 라인’이 물러나고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1957년생인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에 입사해 요직을 두루 거쳐왔다.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이후 ㈜LG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그룹 안정화에 기여한 바 있으며, 2021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자리를 옮겨 배터리 수주와 기업공개(IPO) 등을 이끌었다.

권 부회장의 용퇴와 함께 다른 2명의 부회장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 LG 안팎에서는 권봉석 (주)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기존 자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부회장직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부회장에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만약 정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경우, LG그룹 내에서 LG이노텍의 입지가 달라지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LG그룹 전자 계열사 중에서는 과거 LG디스플레이를 이끌었던 한상범 전 부회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적이 있다.

LG전자에서는 조주완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세대교체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적인 수요 침체 속에서도 연이은 호실적을 기록한 LG전자 사업본부에서도 ‘젊은 피’들이 임원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1년 더 회사를 맡아 ‘흑자전환’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내년도 중점 사업인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강화를 위해 중소형 OLED 사업부문 책임자를 새롭게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 정 사장의 경우 현재로서는 유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핵심 사업부 수장들은 교체될 공산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권영수 부회장의 퇴임은 구광모 회장을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로의 방향 전환의 신호탄으로서 의미가 커 보인다”며 “단번에 경영진을 교체하는 방식은 아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구 회장과 보조를 맞출 수 있는 더 젊은 경영진, 임원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