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모바일 전자고지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확장해 현재 600여개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전자고지는 우편함을 통해 받아보던 종이고지서와 청구서를 공인전자문서중계 사업자를 통해 스마트폰에서 문자나 앱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2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전자문서 통합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 종류는 627개로 약 3억건의 고지서가 모바일로 발송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처음 도입된 모바일 전자고지는 첫 해 서비스 종류가 14개에 불과했지만, 2019년 78개, 2020년 146개, 2021년 175개, 지난해 214개로 매년 확대하고 있다. 아직 합산되지 않은 올해 서비스를 감안하면 조만간 1000여개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우편을 통해 발송됐던 국민연금 가입안내, 예비군·민방위 훈련, 부가세신고 안내, 재난지원금 안내 등 각종 고지를 문자나 모바일 앱으로 전달받는 것이 보편화됐다.
조달청에 따르면 올해 전기안전공사·안동시·서울시설공단·특허청·한국장학재단 등의 기관이 새롭게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를 구축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모바일 전자고지는 기존 종이 고지서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이 고지서는 타인이 쉽게 확인하거나 가져갈 수 있어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하다. 고지서를 인쇄하고 집집마다 발송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전달과정에서 고지서가 분실돼 민원을 야기하고 매달 대량의 종이쓰레기를 발생시키는 것도 문제였다.
KISA에 따르면 지난 2019년 939억원이었던 모바일 전자고지 시장은 올해 2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됐다.
정부는 모바일 전자고지 발송을 위한 공인전자문서중계 사업자를 지난 2018년부터 선정해 현재 핀테크, 통신사, 금융사 등 11개 기업이 이 시장에 진출해 있다.
각 기업은 자사 플랫폼의 편리성과 안전성, 보안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카카오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페이는 국내에서 모바일 앱 처음으로 라이센스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카카오페이 앱을 통해 350개가 넘는 공공·민간 기관의 청구서와 통지문 등을 발송했다.
카카오(035720)는 지난달 직접 공인전자문서중계 인증을 취득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톡 내에 ‘카카오톡 전자문서’를 이르면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300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카카오톡의 ‘카카오 인증서’를 활용하는 만큼 모바일 전자고지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공인전자문서중계 인증을 획득, 현재 건강보험공단·국민연금공단·행정안전부·서울시 등 200여개 기관에 전자문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약 4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 네이버페이 간편 송금을 활용해 납부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것을 내세운다. 지난 8월에는 연간 4000만건에 달하는 국세청의 모바일 안내문 서비스도 시작했다.
토스도 지난 2021년 공인전자문서중계 인증을 획득, 2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점을 내세우고 있다. 개별적으로 모바일 전자고지를 하던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공인알림문자 서비스를 공동으로 시작했다. 통신사는 수신자가 다른 서비스와는 달리 스마트폰에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점을 내세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모바일 전자고지 관련 법령이 정비되어 있지 않아 규제특례가 적용되어 있다”며 “이미 많은 국민이 모바일 전자고지를 받는 만큼 특례 유효기간은 법령 정비가 완료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