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15 시리즈 ./연합뉴스

내년 가을 출시가 유력한 아이폰16 시리즈에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 역시 내년에 온디바이스 AI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터라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AI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내부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기기가 수집한 정보를 외부 클라우드에 전송하지 않아도 돼 처리 속도가 빠르다.

9일(현지시각) IT팁스터(정보유출자) 레베그너스(Revegnus)는 “애플이 현재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사용해 시리를 최고의 가상 비서로 전면 개편하고 있다”며 “애플의 가장 강력한 킬러 AI 앱으로 개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해당 기능이 탑재된) 첫 번째 제품은 2024년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하고 이후 아이폰16 모델에 기본 탑재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생성형 AI를 개발해 자사 제품에 탑재한다는 소식은 여러 차례 들려왔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CNBC 등은 애플이 이미 생성형 AI를 적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연간 10억달러(1조3500억원)를 투자해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설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내년에 출시되는 아이폰의 새로운 운영체제 iOS18에도 생성형 AI를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애플은 ‘에이잭스’(Ajax)라는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갖고 있다. 여기에 ‘애플 GPT’라 불리는 챗봇 서비스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2가지 모두 아직 애플 제품에 적용되지는 않았다. 애플은 생성형 AI를 음성 비서인 시리(Siri)와 메시지(Messages), 애플뮤직에 탑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AI의 실시간 통역 통화 지원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 역시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기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기반 제품을 내년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초 공개되는 ‘갤럭시S24′가 삼성의 첫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갤럭시 AI’를 통해 내년부터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갤럭시S24에 해당 기능을 탑재한다는 이야기다.

구글 역시 지난달 4일 공개한 픽셀8 시리즈에 자체 AP ‘텐서G3′를 탑재, AI 성능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당시 “온디바이스 AI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자부했다. 구글은 이 자리에서 자사의 AI 챗봇 ‘바드’가 적용된 ‘구글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 등 생성형 AI 서비스도 발표했다.

중국 업체들 역시 스마트폰에 생성형 AI 탑재를 서두르고 있다. 포브스는 최근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생성형 AI를 적용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샤오미의 최고경영자(CEO)인 레이 준은 지난 8월 샤오미의 AI 디지털 비서인 샤오AI가 생성형 AI 기능을 포함하도록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샤오미는 샤오AI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서 실행되는 60억개의 매개변수가 있는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소개했다. 오포는 자사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인 안데스(Andes)GPT를 기반으로 구축 중인 업그레이드된 디지털 비서 샤오부(Xiaobu)를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데스 GPT는 1억, 3억, 10억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보유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길어진 휴대폰 교체 주기 속에서 AI가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브스는 “생성형 AI라는 도구가 사용자 경험을 혁신시킬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단순히 길 안내나 더 나은 이메일 작성을 추천하는 기능만으로는 소비자들이 새 휴대폰을 구매할 의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