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의 모습. 2023.4.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카카오(035720)가 올해 3분기 5개 분기 연속 실적 악화를 이어갔다. 광고 시장 침체와 함께 경영진도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톡비즈 성장세 주춤했지만 콘텐츠 부문 선방

카카오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2조160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카카오의 영업익 감소는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이어진 상황이다. 카카오의 성장 정체는 2022년부터 시작했다. 2021년과 2022년 연간 기준 카카오의 실적 설장률을 비교하면 매출 증가폭은 2021년 48%에서 2022년 16%로 감소했고, 2021년 31%나 성장한 영업익은 2022년에 2%로 뒷걸음질 했다.

광고 시장 침체로 카카오 플랫폼의 핵심 수익원인 카카오톡 메신저 기반 ‘톡비즈’(이모티콘·비즈보드, 선물하기·메이커스·톡스토어 등) 성장률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카카오 제공)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5177억원을 기록했지만, 당초 올해 초 기대했던 20%대 성장률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톡비즈 매출액 추이를 보면 성장률 하락세가 뚜렷하다. 톡비즈 매출액은 2020년 1조1490억원에서 2021년 1조6439억원으로 43.1% 증가했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1조90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분사한 다음CIC의 포털비즈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832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속한 플랫폼 기타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4285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에 유일하게 버팀목이 된 부문은 콘텐츠다. 올 3분기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조1315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스토리 매출은 일본 분기 최대 거래액 경신과 ‘무빙’ 등 국내 오리지널 웹툰 조회수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491억원을 기록했다.

뮤직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5133억원을 기록했다. 미디어 매출은 전 분기 대비 46%,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070억원이다. 그러나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620억원을 기록했다.

◇빠른 시일 내 오픈채팅과 결합한 ‘AI 콘텐츠 봇’ 출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앞으로 카카오 성장을 책임질 분야로 인공지능(AI), 헬스케어, 클라우드를 꼽았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당시 차세대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초거대언어모델(LLM) ‘코GPT 2.0′을 지난달 공개한다고 했지만 지연되고 있다.

홍 대표는 “카카오브레인이 자체 개발 중인 다양한 파라미터(매개 변수) 크기의 파운데이션 모델 중 일부 모델은 구축이 완료된 상황”이라며 “빠른 시일 내 카카오톡의 오픈채팅에 결합된 ‘AI 콘텐츠 봇’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I 콘텐츠 봇은 예를 들어 모두가 동일한 소식을 받는 ‘프로야구봇’이나 ‘프리미어리그봇’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응원하는 구단이나 선수처럼 더욱 작은 단위로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세분화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카카오가 17일, 카카오톡 3번째 탭에 오픈채팅을 별도 탭으로 신설하고 관심사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카카오 제공

카카오헬스케어는 B2C(개인간거래)와 B2B(기업간거래) 영역 모두에서 서비스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홍 대표는 “B2C 영역은 혈당을 예측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내 사업 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최근 당뇨병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추세인 만큼, 당뇨병 유병률을 줄이면서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2B 영역에선 AI와 통계 기능을 탑재한 ‘임상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다수의 상급병원에 구축하고 있다.

홍 대표는 “올해 2분기 분당서울대병원에 이어 연내 이화여대의료원과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에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4분기 중에는 연구 협력 네트워크를 출범하면서 대규모 헬스케어 에코 시스템을 조성해 데이터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홍 대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인지도를 빠르게 쌓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게임, 모빌리티, 핀테크를 포함한 공동체 내부의 여러 사업 영역에서 빠르게 레퍼런스 쌓아올려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에서 본격적인 확장을 시작하려고 한다”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인력 조정과 사업 이관을 포함해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구조로 재편하는 작업을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으로 경영진이 사법 처리되고 김범수 창업자(현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가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홍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와 관련해 여러 부정적 리스크들로 주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현재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의혹에 대해선 사법기관에 충실히 소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