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애플과 진행 중인 차세대 아이패드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가격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내년부터 아이패드용 OLED를 양산할 예정인데, 출하량은 100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기존 모바일용 OLED 패널 대비 3배 수준의 가격대가 책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용 OLED 패널을 당초 예정보다 빠른 내년 2월쯤부터 생산할 예정이며, 가격대는 기존 모바일 패널 대비 3배 수준으로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OLED 패널 기반 태블릿PC 시장이 초기인 만큼 공급 물량은 스마트폰에 비해 제한적이다.
애플은 그동안 자사 아이패드 시리즈에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해왔다. 하지만 내년 출시될 아이패드 프로 모델 2종(11인치, 12.9인치)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OLED 패널을 채택하기로 했다. OLED는 LCD보다 명암비, 응답속도 등이 뛰어나며 더 얇게 기기를 구현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애플의 주요 디스플레이 협력사인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IT용 OLED 패널 양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양사 모두 6세대 OLED 라인에서 패널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대부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전체 공급량의 약 60%를 LG디스플레이가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자금 확보 문제로 설비투자가 지연되고 있어 예정대로 생산라인 가동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경우 외부 투자 유치가 더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LG디스플레이는) 내년 600만대 규모의 아이패드 OLED 패널의 신규 공급으로 매출 2조3000억원, 영업이익 1200억원 달성이 추정된다”며 “2024년 상반기 수익성 하락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초기 아이패드용 OLED 물량의 40~50%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먼저 8세대급 OLED 생산라인을 건설 중인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공장의 안정화, 양산 효율화에 따라 IT용 OLED 시장에서의 입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패드용 OLED 패널을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시기는 내년 1분기부터다. 다만 애플 및 공급사 상황에 따라 실제 양산 시점이 약 한 달 정도 앞당겨지거나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가 발간한 ‘IT용 OLED 기술과 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태블릿PC와 노트북, 모니터용 OLED 출하량이 연 평균 41%의 성장률을 기록, 2027년에 3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비리서치 관계자는 “향후 IT용 OLED 수요가 증가하고 패널 업체들의 8.6세대 라인 투자가 진행된다면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OLED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