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미국 알래스카에 냉난방공조 제품을 연구·개발(R&D)하는 연구소를 세웠다. LG전자의 효자 사업으로 자리 잡은 냉난방공조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극한의 환경에서 제품을 개발하려는 목적이다. 알래스카 연구소를 시작으로, LG전자는 냉난방 제품 관련 글로벌 R&D 조직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냉난방공조 제품에 적용할 히트펌프 기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 'LG 알래스카 히트펌프연구소'를 출범했다고 6일 밝혔다. 현재 중국과 인도, 태국 등에서 공조 R&D를 진행하고 있지만, 연구소가 단독으로 출범한 건 알래스카가 처음이다. 극지방 연구가 활성화된 알래스카 앵커리지대와 페어뱅크스대가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해 연구를 진행한다. 연구실은 두 학교 캠퍼스에 구축된다.
알래스카처럼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는 전기를 쓰는 히트펌프 냉매를 압축시키는 압력이 줄고 그에 따라 순환하는 냉매량이 적어져 난방 성능을 높이기 쉽지 않다. LG전자 관계자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최고 수준의 난방 성능을 내는 히트펌프를 만들기 위해 혹한 환경에서 제품을 개발 및 검증할 수 있는 알래스카에 연구실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전 사업의 B2B(기업 간 거래) 영역인 냉난방공조는 LG전자의 주력 제품으로 성장했다. LG전자의 B2B 사업은 올해 들어 전체 매출의 30% 중반을 넘어섰다. 그중 냉난방공조 사업은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본부 매출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관계자는 "냉난방공조 사업 확대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며 "냉난방공조 시장에서 나타나는 탈탄소 및 전기화 트렌드를 기회로 삼아 성장에 속도를 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은 가스가 아닌 전기를 사용해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에너지 소비 효율이 높아, 친환경 트렌드가 퍼진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7월 회사의 비전을 선포하는 자리에서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탑티어(Top-tier·일류) 종합 공조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LG전자는 알래스카 연구소처럼 공조 사업을 추진하는 주요 지역에 연구개발부터 생산, 영업,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알래스카 연구실에서 LG전자는 기존 실험실에서 재현할 수 없던 눈, 비, 극저온 등 다양한 환경조건과 변수를 반영해 장시간 반복적인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일부 연구실을 거실, 안방, 욕실, 주방 등 실제 주거 공간처럼 꾸며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히트펌프 온수기 등 다양한 제품의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히트펌프 냉난방 제품의 핵심 부품 기술력인 '코어테크' 경쟁력도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공조 제품을 포함한 가전의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와 모터를 자체 개발해 생산 중이다. 열교환기, 인터버터, 히트 펌프 기술을 진화시키기 위해 LG전자는 전 세계에 연구소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재성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전 세계 히트펌프 산업의 미래를 주도하는 것이 (연구소 설립의) 궁극적 목표"라며 "이번 컨소시엄으로 공조 기술의 비약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