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유영상 SK텔레콤 사장과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SK그룹 사장단 인사는 12월 초에, LG그룹 사장단 인사는 11월 말에 이뤄진다.
유 사장은 2021년 11월 1일 SK텔레콤 대표이사로 취임, 회사를 이끈 지 만 2년이 넘었다. 황 사장은 2021년 3월 19일 LG유플러스 대표이사로 취임, 수장 자리에 오른 지 2년 8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통신 기업의 경우 최근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최고경영자(CEO)의 거취도 매년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장 모두 취임 후 회사의 실적 개선에는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국내 증시 부진을 감안해도 기업가치가 떨어진 점은 전문경영인으로서 피할 수 없는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통신 외 먹거리 발굴이라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면서 "두 CEO에 대한 그룹의 평가가 주목된다"고 했다.
◇ 유영상·황현식, 영업익 개선 성공… LTE서 5G로 가입자 전환 유도
두 사장의 성과를 살펴보면 취임 당시와 비교해 실적은 나아졌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LTE(4세대 이동통신)에서 5G(5세대 이동통신)로 가입자 전환을 유도한 것이 실적으로 이어졌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매출액 17조5751, 영업이익 1조73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 비해 각각 1.56%, 7.91% 늘어난 수치다. 유 사장이 취임하기 전이었던 2020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9.24%, 영업이익은 39.33% 늘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매출액 14조2266억원, 영업이익 1조101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작년보다 2.30%, 1.84% 늘어난 수치다. 황 사장이 취임하기 전이었던 2020년과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02%, 24.27% 늘었다.
5G 요금제의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은 LTE 대비 약 1.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5G는 2019년 상용화되었는데 가입자가 2020년부터 급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전국 5G 가입자는 2020년 1185만명에서 2021년 2092만명으로 2배가량 늘었다. 이후 2022년 2806만명으로 급증한 후 올해 상반기에는 3076만명까지 늘었다.
◇ SKT·LG유플러스 주가, 재임기간 15% 하락
주가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주요 지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계열사 사장단 인사평가에 회사의 주가를 평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 회장은 지난해 9월 열린 'CEO 세미나'에서도 계열사별로 주가 관리·부양 방법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SK텔레콤은 2021년 10월 26일 신설법인 SK스퀘어와 존속법인이 각각 출범한 뒤 재상장과 변경상장하면서 주식거래가 한 달가량 정지됐다. 때문에 유 사장 취임 후 첫 거래일은 2021년 11월 29일이다. 이날 SK텔레콤 종가는 5만7900원이었다. 이를 취임 당시 주가라고 간주하면 SK텔레콤 주가는 유 사장이 취임한 지 만 1년이 지난 2022년 11월 1일 5만200원으로 13.29% 떨어졌다. 취임한 지 약 2년이 지난 11월 1일 기준으로는 취임 당시보다 주가가 15.02% 떨어졌다.
LG유플러스는 황 사장 취임 후 첫 거래일 종가가 1만2150원이었다. 황 사장이 취임한 지 만 1년이 지난 2022년 3월 18일 LG유플러스 주가는 1만3550원으로 11.52% 올랐다. 하지만, 황 사장이 취임한 지 약 2년이 지난 3월 20일 기준 주가는 1만980원으로 취임시보다 9.62% 내렸다. 지난 1일 기준으로 LG유플러스 주가는 1만300원으로 황 사장이 취임한 날보다 15.22% 떨어졌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 자체가 부진한 데다 정부가 지난 7월 통신 시장 경쟁 촉진 방안을 발표하고 규제 압박이 맞물리면서 통신사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말했다.
◇ 유영상, AI 투자에 '사활'… 황현식, 2위 KT 추격에 '고삐'
유 사장과 황 사장 모두 통신 외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쓰고 있다.
유 사장은 IDC(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B2B(기업 간 거래) 신사업을 비롯해 미디어, 구독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컴퍼니로의 전환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 사장은 지난달 간담회를 통해서도 AI 관련 투자 비중을 2019~2023년 12%에서 향후 5년간 33%로 약 세 배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여기에 신사업으로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황 사장은 지난해 말 플랫폼사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유플러스 3.0′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후 신규 플랫폼 발굴에 주력해왔다. 이후 스포츠 플랫폼 '스포키', 교육 플랫폼 '아이들나라',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를 선보였다. 통신 부문에서는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IoT), 알뜰폰 시장에서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2위인 KT를 바짝 추격하는 성과를 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통신업이 규제 압박 속에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현 CEO의 성과를 평가하는 동시에 이들을 대체할 인물이 있는지도 인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