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에서 방문객들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을 체험하고 있다./뉴스1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삼성 갤럭시폴드5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기존 대비 2배 수준으로 올렸다. 갤폴드5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갤폴드5에 대한 지원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운영하는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지난달 27일 갤폴드5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최대 24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SK텔레콤은 최대 17만원에서 48만원으로 3배 가까이 공시지원금을 올렸고, KT는 최대 24만원에서 50만원으로, LG유플러스는 최대 23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했다.

휴대폰 공시지원금은 통신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마케팅 비용 중 하나다. 통신사를 통해 가입자가 할인 혜택을 받지만 실제로는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가 각각 분담한다. 휴대폰과 시기에 따라 분담 비율이 달라지지만, 제조사 비중이 조금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공시지원금이 50만원일 경우 제조사가 30만원, 통신사가 20만원을 각각 분담하는 식이다.

◇ “제조사가 더 주는 만큼 공시지원금 늘어나는 구조”

갤폴드5에 최대 24만원의 공시지원금 지급해 온 통신 3사가 같은 날 공시지원금을 2배 규모로 올린 건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그만큼의 공시지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공시지원금은 마케팅 비용에 해당하는 만큼 통신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게 당연하다”라며 “통신사가 공시지원금을 갑자기 2배로 올렸다는 건 제조사의 지원금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 말고는 다른 의미가 없다”라고 했다.

SK텔레콤의 갤폴드4, 갤폴드5 공시지원금 현황./SK텔레콤 제공

통신 3사는 갤폴드5와 함께 갤폴드4, 갤플립5에 대한 공시지원금도 같은 날 일제히 올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나온 갤폴드4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6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갤플립5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최대 69만원으로 올렸다. 삼성 폴더블폰에 대해서만 공시지원금 조정이 이뤄졌다.

통신 업계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연말을 앞두고 지원금을 크게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나온 갤폴드5·갤플립5는 국내 사전 판매 102만대를 기록하면서 폴더블폰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지만 신제품 효과가 사라진 9월부터 판매량이 줄었다. 애플 아이폰15가 공개된 9월 중순 이후부터는 휴대폰 대리점을 중심으로 ‘찾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삼성 스마트폰, 3분기 장사 잘했는데… 4분기는 글쎄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갤폴드5·갤플립5 출시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3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개월 전과 비교해서는 8.6%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실적 발표에서 “3분기 신제품이 모두 판매 호조를 보였고, 플래그십(최고급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판매 단가가 상승했다”라고 했다.

다만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올해 4분기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삼성전자가 마케팅 비용인 지원금을 더 주더라도 판매량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사(애플)가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고 지정학적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향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라며 “연말 성수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폴더블폰의 견조한 판매를 이어가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