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2014년(13억1800만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9년 코로나19 이전 22억대까지 늘었지만 이후 연평균 5~10%씩 줄고 있다. 지난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역대 3분기 기준으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다. 9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3분기 출하량이 3억100만대인 걸 감안하면 올해 3분기 출하량은 2억7690만대로 추산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든 배경으로 ‘예상보다 느린 소비자 수요 회복’을 꼽았다.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을 끌어내렸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수요가 예상보다 더디고 인도와 동남아 등 신흥국 시장 수요도 전반적으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 삼성 점유율 20%로 1위 유지… 애플은 16%로 2위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 폴더블폰을 중심으로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수요가 줄어드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전체 시장을 견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비싼폰은 잘 팔리지만 중저가폰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전체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 점유율 20%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은 13% 줄었다. 이는 전체 시장 감소율보다 5% 포인트(P) 큰 수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전체 스마트폰 매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면서 시장 1위를 이어갔다”면서 “갤럭시A 시리즈도 중저가 제품군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고 했다.
애플은 아이폰15 시리즈 판매량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점유율 16%로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애플의 올해 3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아이폰15 시리즈의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올해 4분기에는 애플의 기세가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 올해 출하량 1년 새 5~6% 줄어, 2014년 이후 최저치 전망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5% 줄어든 11억6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1년 새 6% 감소한 11억5000만대를 예상한 바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중저가 제품을 늘리는 방법으로 출하량을 확대하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300달러(약 40만원) 이하 저가형 제품을 적극 판매 중이다. 중국 화웨이, 아너, 트랜션이 올해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늘어난 것은 이런 저가 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업계는 올해 4분기부터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세가 멈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15 시리즈에 대한 반응이 좋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실적 개선을 위해 구형 모델의 재고를 줄이는 할인 행사에 적극 나설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지난 15일(현지시각)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과 연말 효과로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부진이 올해 4분기부터 멈출 수 있다”라며 “신흥 시장 회복, 상위 5개 스마트폰 제조사의 재고량 축소 등이 스마트폰 시장의 역동성과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