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전자상가에 PC가 진열돼 있다./뉴스1

지난 3년 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PC 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 올 4분기 기준으로 주요 PC 기업들의 반도체 재고 수준도 정상 수준 대비 약 50%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인텔의 새로운 중앙처리장치(CPU) ‘메테오레이크’가 출하량을 확대하며 PC 교체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PC 시장은 모바일, 서버와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3대 수요처 중 하나로 꼽힌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PC 출하량은 6560만대로 전년 대비 7% 감소했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8%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3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8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감소폭이 점점 줄고 있으며 4분기부터는 전년 대비 성장세 전환이 예상된다.

카날리스는 “글로벌 PC 업체들이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성수기를 앞두고 마케팅 프로모션을 통한 재고 감소가 뚜렷하다. 게임용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PC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오는 2024년 글로벌 PC 출하량을 전년보다 5.5% 증가한 2억6700만대로 추정했다. 3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는 셈이다.

주요 PC 기업들이 보유한 부품 재고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카날리스 등은 주요 PC 제조사들의 재고 보유 수준이 평상시의 약 50% 수준으로 분석했다. 이는 올 초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델, HP 등 PC 기업들도 수요 증가에 대비해 출하량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PC 수요 회복 전망은 2024년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4분기 D램,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PC, 모바일 업체들의 재고조정 마무리와 부품 구매 확대 영향으로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상승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D램의 경우 빠르면 올해 4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4분기에 D램과 낸드 계약 가격 인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어 4분기부터 D램과 낸드 평균판매단가(ASP)가 동시에 반등할 것”이라며 “D램은 올해 4분기부터, 낸드는 내년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추정돼 메모리 반도체의 흑자 전환 시기가 당초 시장 예상보다 6개월 이상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PC용 D램 뿐만 아니라 서버용 D램 시장의 반등도 함께 이뤄져야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서버용 D램 시장은 기존 DDR4를 대체할 차세대 규격인 DDR5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DDR5는 기존 DDR4보다 속도는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효율은 30% 높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오는 4분기 DDR5 고정 거래가격이 3~8%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