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새로운 혼합현실(MR) 기기 ‘메타 퀘스트3′를 본격 출시하면서 게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전작인 메타 퀘스트2는 2020년 발매돼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2000만대 이상 판매됐는데, 메타가 퀘스트3의 가격을 100만원 이하로 책정하면서 본격적인 가상현실(VR)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드웨어가 뒷받침돼야 관련 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 10일부터 메타 퀘스트3의 배송을 시작했다. 한국은 1차 출시국으로 전작과 마찬가지로 SK텔레콤을 통해 판매된다. 128기가바이트(GB)와 512GB 두 종류로 국내에선 각각 69만원과 8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전작보다는 다소 비싸졌지만, 성능 등을 고려하면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퀘스트3는 헤드셋을 2번 탭하면 가상세계에서 벗어나 실제 환경을 보여주는 ‘패스스루’ 모드가 탑재됐다. 퀘스트2에 비해 가상과 현실을 원활하게 넘나들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지난 9월 퀘스트3 공개 당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퀘스트3는 대중화된 첫 MR 헤드셋”이라며 “우리가 출시한 가장 강력한 헤드셋이며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융합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데브시스터즈 VR 게임 '더 다키스트 나이트'./데브시스터즈 제공

VR 기기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콘텐츠는 게임이다. 시장조사기관 뉴주(Newzoo)에 따르면 글로벌 VR 게임 시장 규모는 2019년 5억달러(약 6640억원)에서 2024년 32억달러(약 4조2500억원)로 5년 새 6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오는 2026년까지 VR 게임 분야가 전체 게임 시장에서 25%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VR 시장도 점차 커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애플이 MR 헤드셋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가격대가 3000달러 이상으로 메타와는 달리 고급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전 세계 VR·AR(증강현실) 시장 규모가 지난해 370억달러(47조원)에서 2027년 1145억달러(148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퀘스트3 출시에 게임 유저들도 반색하고 있다. 전작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2배 향상됐고 시야각이 110도로 넓어져 게임을 더 현실감 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기기 성능이 향상되면서 기존 콘텐츠도 업그레이드될 예정인데다, 어쌔신 크리드, 레고 브릭스테일즈, 고스트버스터즈 등이 핵심 타이들로 발매될 전망이다. 메타는 “퀘스트3을 사용할 수 있는 100개 이상의 게임을 연내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퀘스트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는 다른 VR기기와 달리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어 VR 게임을 할 때 편리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작년 출시한 고급 모델 ‘퀘스트 프로’에 처음 사용됐던 광학장치 ‘팬케이크 렌즈’를 탑재해 해상도를 높였다. 차세대 칩셋이 탑재돼 성능이 더 개선됐고, 3대의 카메라가 전면에 부착돼 거리 감각도 더 자연스러워졌다.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스크린샷./스마일게이트 제공

국내 게임사들도 VR 게임을 속속 내놓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개발 그룹 ‘프레시도우(FreshDoh)’에서 제작 중인 VR 액션 어드벤처 게임 타이틀명을 최근 ‘쿠키런: 더 다키스트 나이트(CookieRun: The Darkest Night)’로 확정하고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쿠키런 지식재산권(IP)로 선보이는 최초의 VR게임이다. 15㎝ 정도의 쿠키 시선으로 인간 공간과 세상을 탐험하고, 다양한 쿠키 및 펫과 눈을 맞추며 상호작용하는 등 VR 콘텐츠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특징을 살렸다. 올 연말 메타 퀘스트 스토어를 통해 ‘챕터1′을 선보일 예정이다.

컴투스는 자회사 컴투스로카의 신작 VR 게임 ‘다크스워드: 배틀 이터니티’를 메타 퀘스트 스토어에 출시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플레이스테이션(PS) VR2 등을 통해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출시했는데, 내년 초에는 메타 퀘스트 버전을 내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