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통하는 메모리 D램 현물 가격이 한동안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조금씩 반등하는 분위기다.
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 제품인 ‘DDR4 8기가비트(Gb) 2666′의 현물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1.51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4일 기록한 연중 최저가 1.448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여 사이에 4.83% 상승했다.
이 D램 제품 가격은 작년 말 2.004달러에서 올해 들어서만 30% 가까이 내렸다가 9월 초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더 용량이 큰 ‘DDR 16Gb 2666′ 제품 가격 역시 지난달 8일 연중 최저가인 2.715달러에서 지난 6일 2.80달러로 3.13% 올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전방 IT 수요 부진 여파로 D램 현물 가격은 지난해 2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공급 업체의 감산 효과와 재고 소진 등이 맞물려 가격은 9월 초를 기점으로 반등하는 추세다.
D램 현물 가격은 대리점을 통해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거래 가격이다. 통상 4∼6개월 후 기업 간 거래 가격인 고정 거래 가격에 수렴해 시장 선행 지표로 통한다. 일일 가격 등락으로 향후 가격 추세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의 매매심리를 즉각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최근에는 D램 현물 가격뿐 아니라 고정 거래 가격도 하락세를 멈췄다. D램익스체인지가 집계한 ‘DDR4 8Gb’ 제품의 9월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전달과 같은 1.30달러로 나타났다.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이어진 내림세가 일단락됐다.
반도체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고 재고 조정도 일단락되면서 4분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PC 업체들의 D램 재고가 여전히 10∼16주 정도의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삼성전자의 추가 감산 결정과 가격 변곡점 통과에 대한 공감대로 인해 고객들의 구매 심리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메모리 공급 업체들의 대규모 감산 이후 최근 고객들의 구매 태도에 일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DDR4를 포함한 D램 현물 가격의 반등이 이러한 흐름을 방증하며, 4분기에는 고정가격도 반등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