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지난 6월 출시해 기대를 모았던 '디아블로4′가 콘텐츠 부족으로 비판받으며 유저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국내 PC방 점유율이 1% 밑으로 추락하는가 하면, 글로벌 평가 사이트에서도 혹평을 받고 있다.

5일 게임 통계사이트 더로그에 따르면 디아블로4는 9월 넷째주에 국내 PC방 점유율 0.65%를 기록했다. 9월 둘째주에는 1.04%, 셋째주에는 0.84%였다. PC방 데이터 분석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출시 초반 디아블로4의 PC방 점유율은 9%대로 전체 게임 중 3위였는데 지금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디아블로4는 지난 6월 출시 후 5일 만에 매출 6억6600만달러(약 8500억원)를 돌파, 블리자드 역사상 최대 출시 판매액을 기록했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블리자드의 대표 IP(지식재산권)로, 디아블로3 이후 11년 만에 디아블로4가 출시됐다. 오랜만에 나온 후속작인 만큼 유저들의 기대감도 높았다.

하지만 디아블로4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혹평을 받고 있다. 해외 웹진 등 수백 곳의 리뷰 점수를 정리해 평균을 내는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 따르면 디아블로4의 유저 평점은 10점 만점 기준 2.1점에 불과하다. 8605명의 유저 평가를 기반으로 한 점수다. 메타크리틱에 올라온 리뷰를 보면 "블리자드는 최고의 회사였는데 요즘 괜찮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가" 등의 비판이 올라와 있다.

디아블로4 컨셉아트./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디아블로4가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는 게임 콘텐츠 부족이 꼽힌다. 메타크리틱에 올라온 평가들을 보면 "디아블로4는 엄청나게 지루하고 반복적인 게임이다" "너무 답답하고 짜증나고 지루했다" 등의 리뷰가 대다수다. 국내 유저들도 커뮤니티에서 "디아블로2까지만 해도 여러 아이템을 키우는 재미가 있었는데 디아블로4에서는 다른 캐릭터를 키우려면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해야 한다" "플레이 중 나오는 아이템이 한정돼 있어 할게 없고 지루하다" 등의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디아블로4 개발자들이 마케팅을 위해 직접 플레이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더욱 불거졌다. 디아블로4 공식 유튜브에 '개발자와의 모험'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는데 여기에는 공동 디자이너 조시 아이어스와 디니 맥머리 선임 던전 디자이너가 디아블로4를 플레이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런데 이들이 높은 레벨의 캐릭터들로 낮은 단계의 던전에서 사망하거나 게임 내 스킬을 제한적으로 활용했던 것이다. 유저들은 "게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디아블로를 개발한 것인가. 게임의 핵심 던전 디자인을 맡은 사람들이 이 정도로 게임 이해도와 숙련도가 없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지난달 할인공세까지 펼쳤다. 디아블로4 일반판은 최대 22%, 디지털 딜럭스 에디션은 최대 20%, 얼티밋 에디션은 최대 25%의 할인을 적용했다.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아블로4 시즌2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4일 디아블로4 개발진은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는 18일 스팀 발매와 함께 업데이트될 두 번째 시즌의 콘텐츠와 추가 예정인 개선점 패치 내역에 관해 소개했다.

하지만 블리자드의 이 같은 대응에도 유저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성만 추가하고 부실한 콘텐츠를 그대로 유지하면 시즌1과 비슷한 반응이 나올 것"이라며 "디아블로4보다 전작들이 더 인기가 많은 점에 대해 블리자드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