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과 함께 하드웨어 혁신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금은 스타트업처럼 빠른 전환이 가능한 기업들에게 흥미진진한 시기다. 인텔이나 엔비디아 같은 대형 반도체 기업에서 4~5년 걸릴 만한 일을 퓨리오사AI와 같은 스타트업은 2~3년 만에 해낼 수 있다.”
빌 레진스키 퓨리오사AI 상임고문은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한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레진스키 고문은 인텔에서 약 30년간 근무하며 시스템온칩(SoC),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부문에서 제품기획, 영업, 마케팅 등을 총괄한 인물이다. 특히 인텔 SSD 부문에서 전략 기획 및 마케팅 CVP(Corporate Vice President)를 역임하며 40억달러 규모의 매출 성장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태동한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에 합류했다.
레진스키 고문은 “30년간 인텔에서 좋은 커리어를 쌓아오다가 변화를 원하던 시기에 AI 반도체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인텔과 같은 종합반도체기업(IDM)과 달리 연구개발(R&D)에서 제품 상용화로 이어지는 과정이 매우 짧고 전환이 빠르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AI 반도체 기업 ‘춘추전국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AI 팹리스,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AI의 등장으로 반도체 업계는 혁신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혁신을 견인할 수 있는 것이 스타트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은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기 위한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시장 트렌드에 맞춰) 빠르게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IT업계 전반에 걸쳐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가 본격화되고 이 가운데 퓨리오사AI 역시 본격적인 성장 가도에 돌입할 것으로 자신했다. 레진스키 고문은 “내년에 나올 다음 세대의 서버용 신경망처리장치(NPU) 제품에서 데이터 전송 대역폭과 관련한 새로운 기술을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대외적으로 많은 내용을 공유할 수 없지만, LLM에 특화한 아키텍처의 칩을 내놓을 것이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 제품을 NPU에 접목해 서버 전체의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NPU와 HBM을 접목한 사례는 업계 최초이며, 실제 양산 제품은 내년 2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년에는 퓨리오사AI가 LLM 시장을 노린 차세대 제품을 통해 아키텍처와 퍼포먼스 측면에서 굉장한 진보를 이뤄낼 것”이라며 “이처럼 빠른 속도의 발전은 흔치않다. 인텔이나 엔비디아 같은 대형 기업들이 4~5년씩 걸릴 만한 일을 퓨리오사AI는 2~3년 만에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해가 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향후 퓨리오사AI의 성공은 최대 시장이자 고객사들이 몰려 있는 미국 시장에 달려있다. 그는 “작년에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퓨리오사AI의 칩을 내놓기 시작했다. 현재 다수의 소프트웨어 회사 워크로드에 칩을 적용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워보이는 컴퓨터 비전에 특화한 칩이기 때문에 해당 분야의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대외적으로 고객사들을 언급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