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으로 위기 상황에 놓인 카카오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네이버 공동창업자 출신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를 영입했다. 김 대표가 카카오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24일 카카오에 따르면 회사는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를 CA협의체(옛 CAC·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경영지원 총괄로, 카카오의 벤처캐피탈(VC) 관계사인 카카오벤처스의 정신아 대표는 사업 총괄로, 권대열 현 카카오 정책센터장은 RM(Risk Management·위기관리) 총괄로 임명했다.
김 대표는 벤처 1세대 주역이다. 그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창업자와 삼성SDS 직장 생활을 함께한 회사 선배다. 그는 김범수 창업자와 삼성SDS 재직 시절 PC 통신 유니텔을 만들기도 했다. 네이버 공동 창업자인 김 대표는 김범수 창업자가 한게임을 창업했을 때 투자유치를 돕기도 하며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도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NHN 한게임 대표를 지냈으며 2012년부터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해 운영해 왔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김범수 창업자 개인 사회공헌재단인 브라이언임팩트의 이사장도 맡고 있다.
CA협의체는 카카오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컨센서스를 이루고 고민하는 조직이다. 주제별 논의의 적임자를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CA협의체에는 김범수 창업자, 홍은택 카카오 대표, 송지호 전 크러스트 대표 등이 속해있다. CA협의체 내 총괄로는 기존에는 배재현 투자 총괄 1명이 있었다.
김정호 대표는 베어베터 대표와 카카오 경영지원 총괄을 겸직하게 된다. 정신아 총괄은 역시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겸직한다. 권대열 총괄은 정책센터장에서 신규 총괄로 직함이 바뀌어 현재 하는 업무를 이어서 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영역별 기능을 추가하며 CA협의체내 총괄 4명을 두게 됐다"라며 "협의체의 역할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15일 카카오 서버가 있는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건물에 불이 나면서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중단되는 이른바 '카카오 먹통' 사태가 발생했다. 올해 2월에는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조종을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사무실이 압수수색당하기도 했다. 이달 13일에는 시민단체가 김범수 창업자와 카카오 관계사 임원을 상대로 가상자산을 통해 수천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사내도 시끄럽다. 이달 1일 카카오는 CFO(재무그룹장)인 김모 부사장이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해 사내 징계를 받기도 했다.
자회사 상황도 좋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6월 '콜(호출) 몰아주기' 관련 공정위로부터 27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달 24일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공모전 당선 작가들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제한했다며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40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실적도 지지부진하다. 카카오는 올 상반기 매출액은 3조7828억원으로 전년 상반기(3조4710억원) 대비 8.2%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97억원에서 2845억원으로 15.8% 감소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보다 미달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빠르게 커가면서 대내외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경험이 풍부한 김정호 대표의 조언을 듣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